모두를 위한 장애인 친화 미용실



노원구에 위치한 ‘헤어카페 더 휴(休)’는 장애인만을 위한 특별한 미용실이다.
이곳에서는 휠체어도, 부자연스러운 시선도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아름다움을 향한 열망에 장벽이 없다는 믿음으로 이 공간을 만들고 가꾸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미용실을 찾아가 헤어스타일이나 컬러를 바꾸며 기분 좋은 변화를 꾀하는 일. 누군가에겐 지극히 일상적이고 당연한 일이지만, 장애인에게는 불가능과 포기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휠체어가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 이동과 이용이 만만치 않은 샴푸실, 부담스러운 시술 가격 등 여러 면에서 선뜻 마음먹기 쉽지 않은 것. 이런 이유로 많은 장애인이 미용실 출입을 포기하는 가운데 2022년 노원구에서 장애인 전용 미용실 ‘헤어카페 더 휴(休)’를 개관했다. 1호 상계점에 이어 2호 공릉점까지 추가 오픈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장애인들은 세심한 편의 시설, 저렴한 시술 가격, 일대일 맞춤 서비스 등 큰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헤어카페 더 휴(休) 공릉점 



(왼쪽부터) 마들종합사회복지관 박건후 사회복지사, 신문영 과장, 백쌍숙 주무관, 이민정 대리




노원구 백쌍숙 주무관 및 마들종합사회복지관 신문영 과장과 이민정 대리는 미용실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각자 자리에서 힘을 쏟고 있다. 참고로 이곳은 서울시와 노원구가 지원하고 마들종합사회복지관이 위탁 운영하는 구조로, 주무관은 사업에 관한 전반적 예산과 지원을 담당하며 과장과 대리는 미용사 채용 및 교육, 시설 운영 등에 대한 관리 감독을 맡고 있다. 






이곳을 설립하게 된 배경을 묻자 백쌍숙 주무관이 입을 열었다. “노원구는 강서구에 이어 서울시 내에서 장애인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지역이에요. 그러다 보니 구에서도 장애인 복지에 큰 관심을 기울이는데, 당시 장애인복지과에 근무하던 한 주무관님이 기본 복지 서비스 외 어떤 배려를 해드리면 좋을지 조사하다 미용실 이용에 대한 니즈를 캐치한 거죠. 기존에도 장애인의 이미용을 지원하는 사업은 많았지만, 여건상 단순한 커트 정도만 가능했던 게 사실이에요. 이렇게 전용 공간을 마련해 염색, 파마, 매직, 클리닉 등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처음이라 반응이 좋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 미용실 오픈 이후 구내 장애인들은 커트 6900원, 염색 1만5900원, 파마 1만9000원 등 저렴한 가격에 이용하고 있다. 여기에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은 50% 할인해주는 파격적 정책을 펴고 있어 부담을 대폭 낮췄다. 그러면서도 서비스만큼은 여느 고급 미용실 못지않다. 헤어 디자이너는 두 명인데, 한 번에 한 명의 고객만 시술하며 자리마다 이동식 샴푸대를 설치해 머리를 감기 위해 별도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 특히 자유자재로 휠체어를 움직일 수 있는 공간과 화장실, 시각장애인을 배려한 점자 안내도 등 장애인 친화 미용실다운 섬세한 서비스가 눈에 띈다. 




휠체어로 자유롭게 이동 가능한 공간, 전동휠체어와 스쿠터용 급속충전기,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도 등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실제로 이곳을 기획할 당시 구청에서는 장애 유형별로 전문가의 자문을 구해 시설물 규격이나 형태, 배치 등을 세심하게 설계했다. 이런 정성 어린 준비 때문인지 한 번 이용해본 장애인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배려와 서비스에 거듭 감사 인사를 전하는 장애인이 상당히 많다고. 이와 관련해 마들종합사회복지관 신문영 과장은 “난생처음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기분이 좋아 외국에 있는 친구에게 사진을 찍어 보냈다거나, 지인들에게 정말 예뻐졌다는 반응을 듣고 자신감이 높아졌다는 식의 피드백이 숱하게 들려온다”며 “특히 돌발 행동을 보이는 발달장애인들이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미용실을 드나들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 많다”고 귀띔했다. 

헤어카페 더 휴(休)는 헤어 디자이너 외에도 사회복지사가 상주한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곳이다. 이는 고객 전원이 장애인이라는 점에 기인하는데, 머리 손질을 위해 미용실에 들렀다 각종 복지 혜택이나 제도에 대한 안내까지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공릉점에서 근무하는 박건후 사회복지사는 “방문이 거듭되면서 속마음이나 애로 사항 등을 털어놓기도 하는데, 본인이 받을 수 있는 복지 서비스나 혜택에 대해 인지를 잘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안내해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처음으로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거나 장애인협회의 존재를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이렇듯 다방면에서 장애인 복지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헤어카페 더 휴(休)에는 오늘도 장애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현재 노원구에 거주하는 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기에 다른 구에서도 찾아와 “비용을 두 배 더 낼 테니 한 번만 이용하게 해달라”는 눈물겨운 호소가 쏟아지는 실정이다. 장애인들의 니즈를 모두 수용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여러 지자체에서 노원구의 사례에 관심을 보이며 벤치마킹을 고심 중이라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 장애인에게 삶의 활력과 희망을 불어넣는 복지 서비스의 다양화는 우리 사회가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할 목표다.







 장혜정
사진 정재환





어빌리브에 실린 글, 그림, 사진 등 모든 자료 가운데 저작권자가 표시되어 있지 않은 것은 대한장애인체육회에 저작권이 있으며, 서면 동의 없이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05540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424 올림픽회관 신관 
대한장애인체육회 홍보마케팅부 02-3434-4533
COPYRIGHT 2008-2023 KPC ALL RIGHTS RESERVED.


         


05540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424 올림픽회관 신관
대한장애인체육회 홍보마케팅부 02-3434-4533

서비스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어빌리브에 실린 글, 그림, 사진 등 모든 자료 가운데 저작권자가 표시되어 있지 않은 것은 
대한장애인체육회에 저작권이 있으며, 서면 동의 없이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COPYRIGHT 2008-2023 KP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