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라는 한계를 넘어 세상 밖으로 나아가길 격려하는 이가 있다. 휠체어를 타고 전국과 세계를 누비는 전윤선 작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전동휠체어를 자유자재로 조작하며 공간의 제약 없이 활동하는 전윤선 작가. 그녀에게 흙길이나 경사로는 더 이상 장애물이 아니다. 씩씩하고 당찬 모습으로 전국을 누비는 그녀는 명실상부한 '여행 작가'다. 2015년 <익숙한 풍경, 낯선 이야기>에 이어 최근에는 <아름다운 우리나라 전국 무장애 여행지 39>를 출간하며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여행 안내서를 선보였다. 전윤선 작가의 책은 철저히 장애인의 관점에서 쓰여져 더욱 특별하다. 휠체어 접근성이 좋은 여행지, 이동 방법, 식당, 화장실, 숙소, 장애인 콜택시 정보 등 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필요한 정보를 직접 체험하고 검증해 담았기 때문이다.
“관광 취약 계층을 위한 정보는 많지만, 흩어진 정보를 모아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었어요. 직접 경험한 사람만이 전할 수 있는 생생한 정보도 중요하죠. 장애인은 여행지의 접근성, 화장실 구비 여부, 이동 수단 등 이런저런 걱정 때문에 여행을 망설이게 됩니다. 이런 정보를 상세히 제공함으로써 여행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주고 싶었어요. 일종의 촉진제 역할을 하고 싶었죠.”
전윤선 작가의 노력은 집필에 그치지 않는다. 그녀는 유튜브, 칼럼, 방송, 강연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신의 여행 경험을 공유한다. 또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대표이자 '무장애관광인식개선' 장애인 인권 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사회 변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예컨대 그녀는 관광지에서 느낀 불편함 또는 개선점을 지자체나 관련 기관에 알려 제도나 서비스의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 경복궁 등 서울의 궁궐에 경사로를 설치해 휠체어 출입이 가능해진 것도, 곡성에서 운영하는 증기기관차에 휠체어 리프트를 설치한 것도 모두 그녀의 끈질긴 노력이 맺은 결실이다. 망설이는 장애인과 함께 여행을 떠날 뿐 아니라, 새로운 여행지와 코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그녀에게 여행은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모든 이에게 보장되어야 할 권리이자 인권의 한 형태다.
“젊을 때 저는 늘 여행을 다녔어요. 여행이 주는 자유로움과 신선한 경험을 무척 사랑했죠. 하지만 20대 후반에 희귀 난치병으로 휠체어에 의지하면서 더 이상 예전처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없게 됐어요. 그제야 여행이 권리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후 여행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장애인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결심했죠. 실제로 여행을 통해 저와 주변 장애인들이 삶에 대한 용기와 희망을 되찾기도 했어요. 그래서 장애인에게 여행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이자 기회입니다."
이런 가치관을 지키기 위해 그녀는 오늘도 휠체어 바퀴를 힘차게 굴린다. 지금껏 쌓아온 크고 작은 성과가 적지 않지만, 여전히 장애인에게 여행이란 쉽지 않은 일. 우리가 꼭 기울여야 할 노력에 대해 들려달라는 요청에 그녀는 몇 가지 아쉬운 점을 설명했다.
“장애인 여행의 가장 큰 걸림돌은 화장실과 이동 수단이에요. 휠체어 사용자는 반드시 장애인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지만, 그 수가 적은 데다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곤 하죠. 이로 인해 많은 장애인이 외출 시 음식이나 음료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는 실정입니다. 이동 수단도 문제입니다. 지하철은 비교적 이용이 편리하지만, 버스는 상황이 다릅니다.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의 저상버스 도입률은 73%에 이르지만 경기도는 45.9%, 울산 등 일부 지방 도시는 10%대에 불과하죠. 특히 광역버스의 경우 전체의 11.2%만 저상버스라 휠체어 사용자는 10대 중 1대만 이용 가능하고요.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저상 시외버스 운행이 중단되고, 장애인 콜택시도 배차 간격이 길어 이용이 쉽지 않습니다.”
장애인의 여행에 대한 필요성은 절실하지만, 여전히 자유롭게 떠나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럼에도 희망적인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2014년 관광진흥법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여행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조항(47조의4)이 신설되면서 무장애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무장애 여행은 장애인뿐 아니라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등 모든 이가 편하게 즐기는 관광을 의미합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더 포용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죠. 이런 변화를 볼 때마다 제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힘이 납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분이 여행의 즐거움과 희망을 경험할 수 있도록 힘닿는 데까지 노력하겠습니다.”
장애라는 한계를 넘어 세상 밖으로 나아가길 격려하는 이가 있다.
휠체어를 타고 전국과 세계를 누비는 전윤선 작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전동휠체어를 자유자재로 조작하며 공간의 제약 없이 활동하는 전윤선 작가. 그녀에게 흙길이나 경사로는 더 이상 장애물이 아니다. 씩씩하고 당찬 모습으로 전국을 누비는 그녀는 명실상부한 '여행 작가'다. 2015년 <익숙한 풍경, 낯선 이야기>에 이어 최근에는 <아름다운 우리나라 전국 무장애 여행지 39>를 출간하며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여행 안내서를 선보였다.
전윤선 작가의 책은 철저히 장애인의 관점에서 쓰여져 더욱 특별하다. 휠체어 접근성이 좋은 여행지, 이동 방법, 식당, 화장실, 숙소, 장애인 콜택시 정보 등 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필요한 정보를 직접 체험하고 검증해 담았기 때문이다.
“관광 취약 계층을 위한 정보는 많지만, 흩어진 정보를 모아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었어요. 직접 경험한 사람만이 전할 수 있는 생생한 정보도 중요하죠. 장애인은 여행지의 접근성, 화장실 구비 여부, 이동 수단 등 이런저런 걱정 때문에 여행을 망설이게 됩니다. 이런 정보를 상세히 제공함으로써 여행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주고 싶었어요. 일종의 촉진제 역할을 하고 싶었죠.”
전윤선 작가의 노력은 집필에 그치지 않는다. 그녀는 유튜브, 칼럼, 방송, 강연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신의 여행 경험을 공유한다. 또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대표이자 '무장애관광인식개선' 장애인 인권 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사회 변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예컨대 그녀는 관광지에서 느낀 불편함 또는 개선점을 지자체나 관련 기관에 알려 제도나 서비스의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 경복궁 등 서울의 궁궐에 경사로를 설치해 휠체어 출입이 가능해진 것도, 곡성에서 운영하는 증기기관차에 휠체어 리프트를 설치한 것도 모두 그녀의 끈질긴 노력이 맺은 결실이다. 망설이는 장애인과 함께 여행을 떠날 뿐 아니라, 새로운 여행지와 코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그녀에게 여행은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모든 이에게 보장되어야 할 권리이자 인권의 한 형태다.
“젊을 때 저는 늘 여행을 다녔어요. 여행이 주는 자유로움과 신선한 경험을 무척 사랑했죠. 하지만 20대 후반에 희귀 난치병으로 휠체어에 의지하면서 더 이상 예전처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없게 됐어요. 그제야 여행이 권리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후 여행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장애인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결심했죠. 실제로 여행을 통해 저와 주변 장애인들이 삶에 대한 용기와 희망을 되찾기도 했어요. 그래서 장애인에게 여행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이자 기회입니다."
이런 가치관을 지키기 위해 그녀는 오늘도 휠체어 바퀴를 힘차게 굴린다. 지금껏 쌓아온 크고 작은 성과가 적지 않지만, 여전히 장애인에게 여행이란 쉽지 않은 일. 우리가 꼭 기울여야 할 노력에 대해 들려달라는 요청에 그녀는 몇 가지 아쉬운 점을 설명했다.
“장애인 여행의 가장 큰 걸림돌은 화장실과 이동 수단이에요. 휠체어 사용자는 반드시 장애인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지만, 그 수가 적은 데다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곤 하죠. 이로 인해 많은 장애인이 외출 시 음식이나 음료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는 실정입니다. 이동 수단도 문제입니다. 지하철은 비교적 이용이 편리하지만, 버스는 상황이 다릅니다.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의 저상버스 도입률은 73%에 이르지만 경기도는 45.9%, 울산 등 일부 지방 도시는 10%대에 불과하죠. 특히 광역버스의 경우 전체의 11.2%만 저상버스라 휠체어 사용자는 10대 중 1대만 이용 가능하고요.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저상 시외버스 운행이 중단되고, 장애인 콜택시도 배차 간격이 길어 이용이 쉽지 않습니다.”
장애인의 여행에 대한 필요성은 절실하지만, 여전히 자유롭게 떠나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럼에도 희망적인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2014년 관광진흥법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여행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조항(47조의4)이 신설되면서 무장애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무장애 여행은 장애인뿐 아니라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등 모든 이가 편하게 즐기는 관광을 의미합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더 포용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죠. 이런 변화를 볼 때마다 제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힘이 납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분이 여행의 즐거움과 희망을 경험할 수 있도록 힘닿는 데까지 노력하겠습니다.”
글 장혜정
사진 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