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패럴림픽 대한민국 유니폼 디자인 이야기 ②




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모두 담은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국가대표 유니폼.
스파오 디자이너가 들려주는 단복 제작의 비하인드 스토리.



(맨 왼쪽부터) 단복 디자인에 참여한 스파오 디자인실 의상 담당 전강민 디자이너, 액세서리 담당 이향정 디자이너, 배수진 총괄 디렉터



스파오가 파리 패럴림픽대회 단복을 만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스파오가 대한장애인체육회(KPC)와 후원 계약을 맺은 배경에는 이랜드의 '나눔' 정신이 있습니다. 스파오는 장애인 채용과 고용 환경 개선에 앞장서며, 2016년부터 발달장애인훈련센터와 협력해 맞춤형 고용 연계 직업훈련을 운영해왔어요. 이번 파리 패럴림픽대회 단복 제작은 나눔의 가치를 더욱 확장하는 기회였습니다.

이번에 스파오가 맡은 건 국가대표 선수단의 공식 단복이에요. 블레이저부터 셔츠, 팬츠, 액세서리, 양말, 그리고 쿨테크 이너웨어 라인까지 준비했죠. KPC와 열심히 소통하며 한국적 요소와 선수들의 자부심을 담은 멋진 단복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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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업에서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었나요?


패럴림픽대회인 만큼 200여 명의 선수단을 일대일 사이즈 측정을 통해 불편함이 없도록 맞춤 단복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었습니다. 재킷, 셔츠, 팬츠, 신발, 페도라 등 모든 아이템의 사이즈별 샘플을 제작했어요. 이천선수촌을 여섯 차례 방문하며 선수들의 개별 신체 특징과 패션 스타일을 꼼꼼히 반영했죠. 결과적으로 모든 선수에게 딱 맞는 단복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디자인에 많은 한국적 요소를 적용했는데, 전통과 현대를 조화롭게 융합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시한 디자인 원칙은 무엇인가요?


세계 무대에서 빛나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단복에 담고 싶었어요. 전통과 현대를 절묘하게 조화시키는 게 관건이었죠. 한국적 요소를 적절히 녹여내되, 세련되고 현대적인 감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정체성이 흐려지지 않도록 너무 현대적이지 않도록 균형을 잡았죠. 결과적으로 격식 있으면서도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이 탄생했습니다.






다양한 장애 유형을 고려한 디자인 설계 시 반영한 아이디어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일단 숨은 디테일이 많습니다. 누구나 멋스럽고 편안하게 입을 수 있도록 신경 썼죠. 특히 바지에 아이디어를 많이 담았어요. 휠체어 사용자를 위해 활동성 높은 밴딩을 넣고, 입고 벗기 간편하도록 벨크로로 여밈을 만들었어요. 허벅지에는 실용적인 수납 포켓을 적용했고요.

재미있는 부분은 재킷 속주머니예요. 선수들이 사인할 때나 메모할 때 쓰라고 볼펜을 꽂을 수 있게 만들었거든요. 그리고 파리는 대회 기간에 가장 덥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재킷은 안감을 최소화한 초경량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메시 안감으로 통기성도 챙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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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근정전 단청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타이와 스카프, 태극 문양 테이프가 포인트인 페도라, 오조룡 금속 단추, 단청 문양 싸개 단추로 포인트를 줬다.




단복 액세서리도 신경 쓴 부분이 눈에 띕니다. 여자 선수의 스카프를 헤어 액세서리로 활용한 모습이 블랙핑크 로제나 배우 정호연의 댕기 스타일링을 연상시키죠.


정말 세심하게 신경 썼어요. 액세서리 하나하나에 한국의 전통미와 현대적 감각을 담으려고 노력했죠. 먼저 타이와 스카프에는 경복궁 근정전의 단청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활용했어요. 페도라는 태극 문양 테이프로 포인트를 줬고, 재킷에는 오조룡 금속 단추와 단청 문양 싸개 단추를 달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전통 장신구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거예요.

특히 여자 선수의 스카프는 정말 특별해요. 스카프로도, 댕기로도 활용할 수 있어 투웨이 스타일링이 가능하거든요. 말씀하신 것처럼 최근 글로벌 트렌드가 된 댕기 스타일링에서 영감받아 전통 액세서리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표현했어요. 이런 액세서리가 단복에 포인트가 되어 한국의 멋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선수에게도 자부심을 심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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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룡포의 상서로운 아청색에서 영감받은 기수복 네이비 재킷, 태조 이성계의 곤룡포에 새겨진 오조룡을 오마주한 금박 자수, 그리고 조선 시대 문무 고위 관리들이 외교사절이나 왕의 행차 시 착용했던 주립(붉은 갓)이 특징이다. 한국의 역사적 권위와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을 동시에 표현했다.



TV 시청자들이 단복에서 눈여겨봤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요? 


기수단의 의상입니다. 선수단이 입장할 때 맨 앞에 서는 기수들을 위해 특별한 옷을 준비했는데, 한국적 콘셉트를 최대한 적용했어요. 이미 여러 커뮤니티에서 "와, 저건 기수 단복 아니야?” 하며 관심을 가져주셔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문화적 정체성을 세계 무대에서 자신 있게 보여주는 동시에 선수들과 국민에게 자부심을 심어주는 디자인인 만큼 관심을 갖고 봐주셨으면 합니다. 



특히 깃털 꽂힌 붉은 갓이 인상적입니다.


네, 잘 보셨어요! 붉은 갓은 '주립'인데, 조선 시대 문신이나 무관들이 외국에 사신으로 가거나 왕의 행차를 수행할 때 융복이라는 특별한 옷 위에 써서 위엄을 나타냈죠.

특히 주립은 많은 정성을 쏟아부었습니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를 이수한 선생님을 찾아가 자문을 구했고, 이를 바탕으로 제작을 의뢰했어요. 만드는 데만 5주가 걸린 만큼 결과물을 보니 뿌듯하더군요. 전통의 멋과 품격이 살아 있으면서도 패럴림픽이라는 세계적 스포츠 축제와도 잘 어울립니다. 



파리에서 단복 전시회도 연다고 들었어요. 이번 단복으로 세계에 보여주고 싶은 한국의 모습이 있나요?


이번 단복 디자인은 ‘단청으로 아름다움과 지혜를 담아내다’라는 콘셉트로 시작했어요. 옛것의 아름다움을 현대 감각으로 표현하고자 했고, 단청에 담긴 음양오행의 의미와 기능을 부여해 선수들을 지키는 동시에 힘을 실어주고 싶었어요.

예를 들어 단청에는 우리 전통 세계관인 음양오행의 의미가 깃들어 있지만, 한편으로는 단청이 귀한 건축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거든요. 그런 의미로 우리 선수들을 이 단복이 보호해주길 바라는 염원을 담았어요. 선수들이 최고 기량을 뽐낼 수 있도록 우리 국민 모두의 응원 메시지도 담았고요. 결국 이 단복을 통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멋진 대한민국, 그리고 우리의 문화적 지혜를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전통이 세계 무대에서도 빛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죠. 



마지막으로, 디자이너로서 이번 경험은 어떤 의미였나요?


정말 특별한 프로젝트였어요. 우리 이랜드의 '고객 중심' 철학과 '나눔' 정신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였죠. 선수들을 위해, 선수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디자인했습니다.

배동현 선수단장님이 "패럴림픽에는 영웅이 출전한다"고 하셨잖아요. 그 영웅들의 옷을 만든다는 건 정말 가슴 뛰는 일이었어요. 우리 스파오 디자인팀은 국가대표 선수단복 디자인에 참여하게 돼서 영광이었고, 즐겁고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우리 디자인이 선수들에게 힘이 되고, 대한민국을 빛내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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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은
사진 정재환(인터뷰, 제품), 대한장애인체육회(인물 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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