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다시 한번 음악의 힘을 증명했다. 음악은 국경도, 언어도, 심지어 물리적 거리마저 뛰어넘는다. 그리고 한국에도 이런 ‘음악의 힘’을 믿고 실천에 옮기는 이들이 있다.
한 줄의 용기 있는 제안
"음악으로 기부할 사람?" 2024년 10월 말,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모락이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 이 짧은 글은 전국 각지의 낯선 이들을 하나로 묶었다. 30명 가까이 모인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13명만 남았다.
"저는 음악이 단지 '개인의 성공'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사회와 연결되고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매개가 될 수 있다고 믿어요." _모락
프로듀서 모락・집시, 보컬 리엔・박준성・김유민・몽지, 키보디스트 코린, 기타리스트 최선호, 베이시스트 이해준・김인엽, 첼리스트 정다움, 드러머 정상호・최민호, 백종인, 원치연까지 '음악으로 기부'라는 하나의 목표로 뭉쳤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이들은 1년 가까이 얼굴도 모른 채 카카오톡과 이메일만으로 소통하며 앨범을 완성했다. 그렇게 2025년 6월 5일, 앨범 <Hope & Love>가 세상에 나왔고,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음악과 스포츠가 만난 운명적 순간
앨범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 무렵,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모락이 기부처를 찾기 위해 장애인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본 대한장애인탁구협회 회장이 직접 연락한 것이다. "제가 장애인 관련 단톡방에 기부처를 찾는다는 글을 올렸는데, 그걸 보고 협회장님이 직접 연락을 주셨어요. '음악으로 함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제안을 드렸고, 다행히 흔쾌히 받아주셔서 바로 협약까지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음악과 스포츠, 예술과 체육이 만나는 남다른 순간이었다. 흥미롭게도 루미네스트 멤버 대부분이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15년째 축구 팬이자 여성 풋살팀에서 뛰고 있는 정다움,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할 정도로 달리기를 좋아하는 리엔, 라켓 스포츠를 즐기는 정상호, 해외 축구 리그를 즐겨 보는 모락까지.
"둘 다 '리듬'이 있어요. 그리고 연습 없이는 절대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도 닮았죠. 무엇보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힘이 있다는 게 가장 큰 공통점이에요." _모락
"혼자 할 수 없다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음악도, 스포츠도 혼자 할 수 있고 개인전도 있지만 결국 코치와 감독도 있죠. 함께 목표를 가지고 성취해 나아간다는 점에서 가장 큰 공통점이 아닐까 싶어요." _정상호
"음악과 스포츠는 꾸준한 노력과 인내가 닮았고, 나 자신과 싸우며 성장하는 과정이에요. 또 함께 즐기고 나누는 기쁨이 크다는 점도 공통적이고요." _리엔
"음악과 스포츠 둘 다 아주 솔직한 친구들이라 연습하면 딱 그만큼 성장한 걸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공통점이 아닐까요?" _김인엽
"끊임없는 노력이라고 생각해요. 악기도 스포츠도 노력 없이는 원하는 성과를 이룰 수 없고, 몸도 만들 수 없기 때문이죠." _최선호
연대가 만드는 새로운 에너지
이런 공통분모가 있었기에 음악팀과 스포츠 단체의 만남은 더욱 자연스러웠다. 모락은 이 만남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음악은 감정을, 스포츠는 행동을 움직입니다. 이 두 가지가 만나면,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을 동시에 바꾸는 힘이 생겨요. 특히 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 더 나아가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는 공동체적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대한장애인탁구협회는 루미네스트와 협업해 대회 때 앨범을 홍보하고, 향후 공연 초청도 계획 중이다. 음악이 스포츠 현장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셈이다. 리엔 역시 이번 협업에 대한 기대를 표했다. "음악과 스포츠라는 서로 다른 분야가 만나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고,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자연스럽게 확산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이런 협업이 사회 전반에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모두가 어우러지는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첫 번째 앨범 커버
멤버들이 꼽은 앨범 속 원픽은?
여섯 곡으로 구성된 <Hope & Love>에 대한 멤버들의 애정은 각기 달랐다.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곡은 '희망의 빛'이었다. 타이틀곡으로 선정된 이 곡에 대해 모락은 "앨범 전체가 담고 있는 '어둠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가장 잘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을 진행하게 된 목적과 의미가 가장 잘 담겨 있다는 이유에서다. 개인적 애착이 담긴 선택도 눈에 띄었다 리엔은 직접 작사・작곡・노래한 '꽤 괜찮은 I'를 꼽았고, 현악기 매력에 빠진 정다움과 김인엽은 첼로와 피아노의 소리가 인상적인 '야생화'를 선택했다. 녹음 과정이 특별한 기억으로 남은 멤버도 있다. 이동진(집시)은 'Beautiful Love'를 원픽으로 꼽으며 "그 곡을 녹음하면서 가장 많은 인원이 모이기도 했고, 참 쉽지 않게 녹음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애절한 감정을 보컬이 아주 잘 표현해줬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코린은 '희망을 노래하고 싶어'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가장 많이 공들인 곡이에요. 의도와 느낌을 마지막으로 합류한 보컬마저 잘 소화해줘서 고맙기도 하고요."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루미네스트 멤버들. 인터뷰를 위해 한자리에 모인 모락, 리엔, 이해준, 정다움, 정상호. 이날 만남은 루미네스트에 매우 특별했다. 수개월 동안 서로 목소리만 듣던 이들이 마침내 얼굴을 마주했을 때 그 감동이란. 이는 단순한 만남이 아니라 음악으로 이어진 인연의 실체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더 큰 빛을 향해
그들이 만든 팀명 '루미네스트(Luminest)'는 '가장 밝은 빛'이라는 뜻이다.
"빛은 혼자서는 더디지만, 함께할 때 더 멀리 간다고 생각해요. 혼자서 낼 수 있는 빛은 작고 금방 사라질 수 있지만 우리가 모이면 그 빛은 점점 커지고, 더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루미네스트는 그런 마음으로 시작된 팀입니다." _모락
"음악과 마음이 모이면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거예요. 특별한 사람만이 아니라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도 음악을 통해 따뜻한 약속과 나눔을 이어갈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_리엔
코린은 이 프로젝트가 자신에게 준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모든 멤버가 바쁜 일상과 스트레스 속에서도 좋은 사운드를 빚어내기 위해 몰두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니 함께라는 소속감으로 오히려 제가 힐링되는 느낌이었어요."
루미네스트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7월부터 2기 활동이 시작됐고, 2026년 상반기 발매를 목표로 두 번째 앨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작은 용기에서 시작된 빛이 더 많은 사람에게 닿기를 꿈꾸며.
🎵 듣기만 해도 기부 천사! 루미네스트의 음원은 각종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들을 수 있다. 앨범(클릭 시 이동)을 한 시간 세 번씩 듣는 것만으로도 기부에 동참할 수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다시 한번 음악의 힘을 증명했다.
음악은 국경도, 언어도, 심지어 물리적 거리마저 뛰어넘는다. 그리고 한국에도 이런 ‘음악의 힘’을 믿고 실천에 옮기는 이들이 있다.
한 줄의 용기 있는 제안
"음악으로 기부할 사람?"
2024년 10월 말,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모락이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 이 짧은 글은 전국 각지의 낯선 이들을 하나로 묶었다. 30명 가까이 모인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13명만 남았다.
"저는 음악이 단지 '개인의 성공'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사회와 연결되고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매개가 될 수 있다고 믿어요." _모락
프로듀서 모락・집시, 보컬 리엔・박준성・김유민・몽지, 키보디스트 코린, 기타리스트 최선호, 베이시스트 이해준・김인엽, 첼리스트 정다움, 드러머 정상호・최민호, 백종인, 원치연까지 '음악으로 기부'라는 하나의 목표로 뭉쳤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이들은 1년 가까이 얼굴도 모른 채 카카오톡과 이메일만으로 소통하며 앨범을 완성했다. 그렇게 2025년 6월 5일, 앨범 <Hope & Love>가 세상에 나왔고,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음악과 스포츠가 만난 운명적 순간
앨범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 무렵,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모락이 기부처를 찾기 위해 장애인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본 대한장애인탁구협회 회장이 직접 연락한 것이다.
"제가 장애인 관련 단톡방에 기부처를 찾는다는 글을 올렸는데, 그걸 보고 협회장님이 직접 연락을 주셨어요. '음악으로 함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제안을 드렸고, 다행히 흔쾌히 받아주셔서 바로 협약까지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음악과 스포츠, 예술과 체육이 만나는 남다른 순간이었다.
흥미롭게도 루미네스트 멤버 대부분이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15년째 축구 팬이자 여성 풋살팀에서 뛰고 있는 정다움,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할 정도로 달리기를 좋아하는 리엔, 라켓 스포츠를 즐기는 정상호, 해외 축구 리그를 즐겨 보는 모락까지.
대한장애인탁구협회와 협약식을 체결한 루미네스트. 이날은 첫 번째 앨범 발매일이기도 했다.
© 대한장애인탁구협회 제공
10월 베이징 아시아선수권을 앞둔 장애인탁구 국가대표팀 이천선수촌 입촌식에서 공연하는 루미네스트. 음악으로 선수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전했다.
© 대한장애인탁구협회 제공
"음악과 스포츠는 닮았다"
"둘 다 '리듬'이 있어요. 그리고 연습 없이는 절대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도 닮았죠. 무엇보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힘이 있다는 게 가장 큰 공통점이에요." _모락
"혼자 할 수 없다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음악도, 스포츠도 혼자 할 수 있고 개인전도 있지만 결국 코치와 감독도 있죠. 함께 목표를 가지고 성취해 나아간다는 점에서 가장 큰 공통점이 아닐까 싶어요." _정상호
"음악과 스포츠는 꾸준한 노력과 인내가 닮았고, 나 자신과 싸우며 성장하는 과정이에요. 또 함께 즐기고 나누는 기쁨이 크다는 점도 공통적이고요." _리엔
"음악과 스포츠 둘 다 아주 솔직한 친구들이라 연습하면 딱 그만큼 성장한 걸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공통점이 아닐까요?" _김인엽
"끊임없는 노력이라고 생각해요. 악기도 스포츠도 노력 없이는 원하는 성과를 이룰 수 없고, 몸도 만들 수 없기 때문이죠." _최선호
연대가 만드는 새로운 에너지
이런 공통분모가 있었기에 음악팀과 스포츠 단체의 만남은 더욱 자연스러웠다. 모락은 이 만남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음악은 감정을, 스포츠는 행동을 움직입니다. 이 두 가지가 만나면,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을 동시에 바꾸는 힘이 생겨요. 특히 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 더 나아가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는 공동체적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대한장애인탁구협회는 루미네스트와 협업해 대회 때 앨범을 홍보하고, 향후 공연 초청도 계획 중이다. 음악이 스포츠 현장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셈이다.
리엔 역시 이번 협업에 대한 기대를 표했다. "음악과 스포츠라는 서로 다른 분야가 만나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고,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자연스럽게 확산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이런 협업이 사회 전반에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모두가 어우러지는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첫 번째 앨범 커버
멤버들이 꼽은 앨범 속 원픽은?
여섯 곡으로 구성된 <Hope & Love>에 대한 멤버들의 애정은 각기 달랐다.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곡은 '희망의 빛'이었다. 타이틀곡으로 선정된 이 곡에 대해 모락은 "앨범 전체가 담고 있는 '어둠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가장 잘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을 진행하게 된 목적과 의미가 가장 잘 담겨 있다는 이유에서다.
개인적 애착이 담긴 선택도 눈에 띄었다 리엔은 직접 작사・작곡・노래한 '꽤 괜찮은 I'를 꼽았고, 현악기 매력에 빠진 정다움과 김인엽은 첼로와 피아노의 소리가 인상적인 '야생화'를 선택했다.
녹음 과정이 특별한 기억으로 남은 멤버도 있다. 이동진(집시)은 'Beautiful Love'를 원픽으로 꼽으며 "그 곡을 녹음하면서 가장 많은 인원이 모이기도 했고, 참 쉽지 않게 녹음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애절한 감정을 보컬이 아주 잘 표현해줬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코린은 '희망을 노래하고 싶어'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가장 많이 공들인 곡이에요. 의도와 느낌을 마지막으로 합류한 보컬마저 잘 소화해줘서 고맙기도 하고요."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루미네스트 멤버들. 인터뷰를 위해 한자리에 모인 모락, 리엔, 이해준, 정다움, 정상호. 이날 만남은 루미네스트에 매우 특별했다. 수개월 동안 서로 목소리만 듣던 이들이 마침내 얼굴을 마주했을 때 그 감동이란. 이는 단순한 만남이 아니라 음악으로 이어진 인연의 실체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더 큰 빛을 향해
그들이 만든 팀명 '루미네스트(Luminest)'는 '가장 밝은 빛'이라는 뜻이다.
"빛은 혼자서는 더디지만, 함께할 때 더 멀리 간다고 생각해요. 혼자서 낼 수 있는 빛은 작고 금방 사라질 수 있지만 우리가 모이면 그 빛은 점점 커지고, 더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루미네스트는 그런 마음으로 시작된 팀입니다." _모락
"음악과 마음이 모이면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거예요. 특별한 사람만이 아니라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도 음악을 통해 따뜻한 약속과 나눔을 이어갈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_리엔
코린은 이 프로젝트가 자신에게 준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모든 멤버가 바쁜 일상과 스트레스 속에서도 좋은 사운드를 빚어내기 위해 몰두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니 함께라는 소속감으로 오히려 제가 힐링되는 느낌이었어요."
루미네스트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7월부터 2기 활동이 시작됐고, 2026년 상반기 발매를 목표로 두 번째 앨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작은 용기에서 시작된 빛이 더 많은 사람에게 닿기를 꿈꾸며.
루미네스트의 음원은 각종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들을 수 있다. 앨범(클릭 시 이동)을 한 시간 세 번씩 듣는 것만으로도 기부에 동참할 수 있다.
글 유명은
사진 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