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서울림운동회, 24개교가 펼친 어울림

202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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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친구들도 몸이 불편할 뿐, 우리랑 다를 게 없어요."
서울시 내 중·고등학교 장애·비장애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땀 흘린 통합체육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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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차례 넘는 연습으로 쌓은 팀워크

지난 10월 25일 서울대학교 종합체육관에 650여 명의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모였다. 제4회 서울림운동회가 열린 이날, 서울시 내 24개 중·고등학교에서 장애·비장애 학생 236명이 한데 어우러져 땀을 흘렸다. 체육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환호성과 박수 소리는 단순한 응원을 넘어 함께 성장하는 학생들의 기쁨이었다.
서울림운동회는 당일에만 모이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각 학교는 '서울림 통합스포츠클럽'을 조직해 10차례 이상 함께 훈련하며 팀워크를 쌓았다. 선린중학교는 운동회를 앞두고 2주 동안 매일 아침 7시부터 8시까지 연습했다.
자폐성 장애가 있는 선린중학교 1학년 박주원 군의 어머니 임경희 씨는 "아이가 처음에는 무서워서 공을 피하기만 했는데, 연습하면서 나름대로 규칙도 찾고 스스로 잘해나갔다"며 "다른 아이들도 우리 아이를 잘 챙겨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올해까지 4회 연속 참가한 수서중학교의 단체 줄넘기 경기장. 교장선생님이 응원봉을 들며 "우리 한 달 동안 연습한 대로 하자!"며 격려했다. 터너를 맡은 학생의 "준비, 시작, 하나, 둘, 셋" 구령에 맞춰 학생들이 줄을 넘기 시작했다. 줄에 자꾸 걸려 당황스러운 순간도 있었지만,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함께 발을 구르는 모습이 참 야무져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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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중학교 선수단의 단체 줄넘기




"생각보다 훨씬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 놀랐어요"

서울사대부고 1학년 조원준, 문석빈, 조성주 군은 자원해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조원준 군은 "같은 학교에 다니지만 장애 학생들과 체육을 같이 해본 적이 없어서 해보고 싶었다"고 참가 이유를 밝혔다. 체육 교사가 꿈인 문석빈 군은 "장애 학생들과 함께하는 경험이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대회를 마친 후 세 학생의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문석빈 군은 "솔직히 좀 못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조원준 군은 "장애 친구들도 몸이 불편할 뿐, 우리랑 다를 게 없다는 걸 알게 됐다"고 전했다. 조성주 군은 "경기 말고도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많아 생각보다 더 즐거웠다"며 "다른 친구들에게도 추천하고 싶고, 내년에 또 참가하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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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종목 경기가 펼쳐진 체육관 전경




운동으로 발견하는 새로운 모습

수서중학교 특수교사 박나래 씨는 이 대회를 통해 학생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 "공부 시간은 딱딱한 데다 조용히 해야 하는데, 우리 친구들이 가만히 교실에서 개별 활동을 하기는 어려워요. 그런데 움직이는 활동에서는 자기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어 정말 좋은 취지라고 생각합니다."
박 교사는 학생들이 느끼는 성취감이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앉아서 공부로 얻는 성취감보다 여기에서 얻는 성취감을 조금 더 빨리 느끼는 것 같아요. 안 울던 친구들도 경기하다 져서 울고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얘가 이런 모습이 있었구나' 하고 새롭게 발견하게 됩니다."
비장애 학생들의 변화도 뚜렷하다. "비장애 학생들은 자원해서 참가합니다. 한번 참가했던 학생들이 계속 참가하더라고요. 자기가 할 때 친구들을 데려오기도 해요."
박 교사는 통합 체육이 가져오는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원래 아이들은 장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조금 편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어울리다 보니 편해졌어요. 각자 반에서 잘 어울리지 못하는 친구들도 여기 와서는 통합이라는 취지로 모인 친구들이기에 좀 더 편하게 얘기합니다. 장애가 있는 친구들도 열심히 참여하고 땀 흘리며 노력하는 모습을 비장애 친구들이 볼 때 좋은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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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풍성했던 하루

이날 대회는 농구(골밑 슛 릴레이), 배구(빅발리볼), 스태킹 릴레이, 단체 줄넘기 등 공식 4개 종목 경기와 함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체육관 한편에서는 휠체어레이저사격과 보치아, 쇼다운 등 대한장애인체육회의 드림패럴림픽 체험이 진행됐고, 야외에서는 서울대 선배들과의 진로 상담, 스포츠 테이핑 실습, 심폐소생술 교육이 이어졌다.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진행한 '나답게 MOVE' 챌린지 부스에는 캠페인 홍보대사 '굴러라 구르님'이 참여해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선린중 박주원 군의 동생인 초등학생 박주영 군은 형이 경기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부스 체험을 거의 다 해봤다. "빅발리볼을 하고 싶어요!"라며 수줍게 웃는 주영 군을 보며 어머니 임경희 씨는 "3년 후면 이 아이도 형 따라 선린중에 가니까 그때 운동회에 참가하라고 했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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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 브레이킹 국가대표 김예리 팀의 축하 공연과 함께 드림패럴림픽 체험 부스에서는 휠체어레이저사격, 보치아, 쇼다운 등 다양한 장애인체육 종목을 체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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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에서는 진로 상담, 스포츠 테이핑, 심폐소생술 교육과 함께 '나답게 무브' 챌린지 부스가 운영되며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개회식에 참석한 현정화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은 통합 체육 행사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잖아요. 학생들이 이런 신체 활동을 통해 가까워지고, 더불어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사회가 더 밝아지지 않을까요."
또 현 부회장은 "저는 선수들에게 늘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들이 모든 사람들의 꿈이 된다. 너희를 보면서 많은 사람이 꿈을 키운다. 희망이 돼야 한다’. 롤모델이 되어 많은 사람이 스포츠를 하고 싶게 만들어야죠"라고 말했다. 



작은 물음에서 시작된 '모두의 운동회'

서울림운동회는 '우리 학교 장애 학생 친구들은 체육 시간에 무엇을 할까?'라는 작은 물음에서 시작됐다. 벽을 허물고 게임 규칙을 조금만 바꾸면 '모두의 운동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이 대회는 장애·비장애 학생 모두를 위한 '유니버설' 대회다.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존중을 배우는 통합 체육 교육의 기회의 장인 셈이다.
올해 4회를 맞은 서울림운동회는 참여하는 학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교사들의 관심과 참여가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학생들의 참여와 활동을 이끌어내는 것은 교사들이기 때문이다. 박나래 특수교사는 “사실 이렇게 모여 어울리는 모습을 보니 장애와 비장애가 잘 구분되지 않습니다. 그저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아이들이 모여 운동회를 즐기는 거죠."
시상식 후 마지막 세리머니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도열해 선수단을 환송했고, 교육감을 향해 하이파이브를 날리는 서울리머들의 미소가 따스한 햇살처럼 환하게 빛났다. '쌓기 올림픽'이라는 슬로건처럼, 이날 체육 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는 우정과 행복이 켜켜이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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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송 세리머니를 받으며 귀가하는 선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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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 모양의 서울림운동회 마스코트와 참가자들의 단체 사진



이번 대회는 서울특별시장애인체육회와 스포츠조선이 주최하고, 위피크가 주관했으며, SK텔레콤·대한항공·코웨이 등 다수 기업과 스포츠 유관 기관, 서울 연고 프로 구단이 함께했다. 이렇게 함께한 학생들이 앞으로 건전한 스포츠 문화를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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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유명은
사진 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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