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1. 서성협ㅣ<어떤 이어짐>, 2023, 가변설치ㅣ나무에 먹, 스피커, 비가청 사운드. 6월 28일까지 전시 중인 《기억의 실루엣: 형태, 이미지, 관점》 전시 출품작. 서성협은 전통적 구조물과 악기, 기념비의 형식을 차용해 소리와 조형이 결합된 설치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 2. 임수식ㅣ<책가도321R> ~ <책가도328> 연작, 2026, 125×100cmㅣ프린트된 한지에 손바느질. 《기억의 실루엣: 형태, 이미지, 관점》 전시 출품작. 개인의 책장이나 건축 내부를 촬영한 이미지를 책가도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다양한 문화예술 기관이 배리어프리(Barrier-Free)를 시도하지만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시스템으로 정착시킨 사례는 드물다. 세화미술관은 2024년부터 매월 정기적인 수어 해설 프로그램을 지속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유지 비결부터 운영 과정에서 얻은 사회적 가치까지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배리어프리 문화의 지속 가능한 방향성을 짚어보았다.
세화미술관은 미술관으로서는 드물게 '청각장애인 전문 도슨트' 프로그램을 장기간 운영해 왔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세화미술관은 2024년 10월부터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수어 해설 프로그램을 매월 1회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2층과 3층 전시관은 물론, 1층 로비 공간을 누구에게나 개방하여 다수의 소장품을 공유하는 등 예술의 문턱을 낮추는 데 집중해 왔습니다. 특히 공을 들인 부분은 수어 해설 프로그램입니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문화가 있는 날)마다 기획 전시와 연계한 무료 수어 도슨트를 결합해 운영한 결과 고정적으로 방문하는 관람객층이 형성되었습니다. "수어 해설 도슨트를 들으면 타인과 소통하며 작품을 즐길 수 있어 혼자 관람할 때보다 만족스럽다"라는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얻고 있으며 이러한 관람객들의 긍정적인 경험이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데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도슨트 프로그램은 일반 도슨트와 비교했을 때 어떤 차별점과 특징이 있나요?
청각장애인 도슨트의 핵심은 '쌍방향 소통'에 있습니다. 특히 사운드가 포함된 작품을 설명할 때 단순히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의 청각적 요소를 어떻게 시각화해 전달할지 고민합니다. 관객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소통하는 방식을 취하는 이유입니다. 또한 큐레이터와 도슨트마다 각기 다른 해석의 관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관객들이 다양한 수어 해설을 경험하며 작품을 다각도로 즐기시면 좋겠습니다.
세화미술관에서는 청각장애인 대상 수어 해설 프로그램 <도슨트와 함께하는 수어 해설>을 전시 기간 중 운영한다. 세화미술관 홈페이지 온라인 예매 메뉴에서 신청할 수 있다.
청각장애인 전문 도슨트 프로그램이 비장애인 관람객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관람 방식이 누군가에게는 의도치 않은 장벽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술관이 먼저 청각장애인의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는 기회를 제공하면 관람객들도 자연스럽게 '나와 다른 감각'을 가진 타인을 배려하며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시선이 모일 때 미술관은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곳을 넘어 사회적 공감을 끌어내는 따뜻한 브랜드로 기억되지 않을까요? 언제나 주변을 살펴보는 태도가 중요하니까요.
대한장애인체육회 공식 매거진 <어빌리브>는 배리어프리 문화 콘텐츠를 큐레이션하고 있습니다. 배리어프리 문화 콘텐츠가 장애인의 권리 보장 측면에서 갖는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리어프리의 시작은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음을 인지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수어 해설은 단순히 정보의 격차를 줄이는 수단을 넘어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문화예술을 즐기면서 당당히 참여할 권리를 보장하는 데 가치가 있습니다. 작품을 매개로 도슨트와 관객이 교감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운영진이 더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호 작용이 지속될 때 권리 보장이 이뤄진다고 생각합니다.
세화미술관이 계획 중인 배리어프리 프로그램이나 독자들이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수어 해설 프로그램을 이어가면서 우리도 미처 인지하지 못한 편협한 기준들을 점검하며 다양한 감각을 자극할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고자 합니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무료 관람과 수어 해설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으니 많은 관심과 공유를 부탁드립니다. 세화미술관은 앞으로도 청각장애가 있는 분들이 작품과 가깝게 만나고 대화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장해 나가겠습니다.
《기억의 실루엣: 형태, 이미지, 관점》
《투명한 손, 움직이는 색》
Info. 세화미술관
디지털 환경에서 빠르게 생성되고 소비되는 기억을 인간의 감각과 경험의 차원에서 재조명한 《기억의 실루엣: 형태, 이미지, 관점》과 디지털 환경 속에서의 관계 맺기 방식을 재고하는 《투명한 손, 움직이는 색》을 동시에 전시 중이다.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두 전시는 6월 28일까지 세화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홈페이지
https://sehwamuseum.org/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흥국생명빌딩 2층
운영 시간
화 ~ 일요일 10:00 ~ 18:00
휴관
매주 월요일
입장 요금
대인 (~2006년생) 8,000원, 소인(초, 중, 고) 5,000원, 미취학 아동 및 만 65세 이상 3,000원
세화미술관이 수어 해설 프로그램을 지속하는 이유, 그리고 배리어프리 문화의 지속 가능성
사진 1. 서성협ㅣ<어떤 이어짐>, 2023, 가변설치ㅣ나무에 먹, 스피커, 비가청 사운드. 6월 28일까지 전시 중인 《기억의 실루엣: 형태, 이미지, 관점》 전시 출품작.
서성협은 전통적 구조물과 악기, 기념비의 형식을 차용해 소리와 조형이 결합된 설치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 2. 임수식ㅣ<책가도321R> ~ <책가도328> 연작, 2026, 125×100cmㅣ프린트된 한지에 손바느질. 《기억의 실루엣: 형태, 이미지, 관점》 전시 출품작.
개인의 책장이나 건축 내부를 촬영한 이미지를 책가도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다양한 문화예술 기관이 배리어프리(Barrier-Free)를 시도하지만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시스템으로 정착시킨 사례는 드물다. 세화미술관은 2024년부터 매월 정기적인 수어 해설 프로그램을 지속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유지 비결부터 운영 과정에서 얻은 사회적 가치까지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배리어프리 문화의 지속 가능한 방향성을 짚어보았다.
세화미술관은 미술관으로서는 드물게 '청각장애인 전문 도슨트' 프로그램을 장기간 운영해 왔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세화미술관은 2024년 10월부터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수어 해설 프로그램을 매월 1회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2층과 3층 전시관은 물론, 1층 로비 공간을 누구에게나 개방하여 다수의 소장품을 공유하는 등 예술의 문턱을 낮추는 데 집중해 왔습니다.
특히 공을 들인 부분은 수어 해설 프로그램입니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문화가 있는 날)마다 기획 전시와 연계한 무료 수어 도슨트를 결합해 운영한 결과 고정적으로 방문하는 관람객층이 형성되었습니다. "수어 해설 도슨트를 들으면 타인과 소통하며 작품을 즐길 수 있어 혼자 관람할 때보다 만족스럽다"라는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얻고 있으며 이러한 관람객들의 긍정적인 경험이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데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도슨트 프로그램은 일반 도슨트와 비교했을 때 어떤 차별점과 특징이 있나요?
청각장애인 도슨트의 핵심은 '쌍방향 소통'에 있습니다. 특히 사운드가 포함된 작품을 설명할 때 단순히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의 청각적 요소를 어떻게 시각화해 전달할지 고민합니다. 관객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소통하는 방식을 취하는 이유입니다. 또한 큐레이터와 도슨트마다 각기 다른 해석의 관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관객들이 다양한 수어 해설을 경험하며 작품을 다각도로 즐기시면 좋겠습니다.
세화미술관에서는 청각장애인 대상 수어 해설 프로그램 <도슨트와 함께하는 수어 해설>을 전시 기간 중 운영한다.
세화미술관 홈페이지 온라인 예매 메뉴에서 신청할 수 있다.
청각장애인 전문 도슨트 프로그램이 비장애인 관람객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관람 방식이 누군가에게는 의도치 않은 장벽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술관이 먼저 청각장애인의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는 기회를 제공하면 관람객들도 자연스럽게 '나와 다른 감각'을 가진 타인을 배려하며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시선이 모일 때 미술관은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곳을 넘어 사회적 공감을 끌어내는 따뜻한 브랜드로 기억되지 않을까요? 언제나 주변을 살펴보는 태도가 중요하니까요.
대한장애인체육회 공식 매거진 <어빌리브>는 배리어프리 문화 콘텐츠를 큐레이션하고 있습니다. 배리어프리 문화 콘텐츠가 장애인의 권리 보장 측면에서 갖는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리어프리의 시작은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음을 인지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수어 해설은 단순히 정보의 격차를 줄이는 수단을 넘어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문화예술을 즐기면서 당당히 참여할 권리를 보장하는 데 가치가 있습니다. 작품을 매개로 도슨트와 관객이 교감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운영진이 더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호 작용이 지속될 때 권리 보장이 이뤄진다고 생각합니다.
세화미술관이 계획 중인 배리어프리 프로그램이나 독자들이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수어 해설 프로그램을 이어가면서 우리도 미처 인지하지 못한 편협한 기준들을 점검하며 다양한 감각을 자극할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고자 합니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무료 관람과 수어 해설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으니 많은 관심과 공유를 부탁드립니다. 세화미술관은 앞으로도 청각장애가 있는 분들이 작품과 가깝게 만나고 대화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장해 나가겠습니다.
Info. 세화미술관
디지털 환경에서 빠르게 생성되고 소비되는 기억을 인간의 감각과 경험의 차원에서 재조명한 《기억의 실루엣: 형태, 이미지, 관점》과 디지털 환경 속에서의 관계 맺기 방식을 재고하는 《투명한 손, 움직이는 색》을 동시에 전시 중이다.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두 전시는 6월 28일까지 세화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글 정지연
사진 세화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