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움직이며 넓어지는 일상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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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는 막막하지만, 한 걸음만 내디디면 사람들과 연결되고 일상에도 새로운 활력이 생긴다.
고흥반다비체육센터에서 이용자들의 첫걸음을 돕는 문지용 지도자와 이곳에서 운동하며 사람들과 어울리는 장채섭 씨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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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해도 괜찮으니, 일단 재미있게 해보는 거죠”

오후 2시, 고흥반다비체육센터 탁구장에서 공 튀기는 경쾌한 소리가 울린다. 예빛누리장애인주간보호시설 이용자들 사이를 오가던 문지용 장애인생활체육지도자가 “자, 쳐보세요!”라고 외친다. 공이 빗나가도 “괜찮아요, 다시!”라고 외치고, 라켓에 공이 제대로 맞으면 주변에서 박수가 터진다.
고흥군장애인체육회 소속인 문 지도자는 탁구뿐 아니라 배드민턴과 보치아, 헬스 등 이용자가 원하는 종목을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탁구 수업은 주로 일주일에 한 번. 이용자마다 체력이 다른 만큼 운동량도 그에 맞춰 조절한다. 특히 지적장애인 이용자를 지도할 때는 어려운 설명 대신 한 번에 하나씩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데 신경 쓴다.
“‘공을 넘긴다’고 설명하기보다 ‘공을 한번 쳐보세요’라고 말하는 식이에요. 공을 잘 맞히지 못하더라도 일단 시도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니까요.”
함께 운동하는 과정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도 자연스럽게 옅어진다.
고흥반다비체육센터에서는 바닥에 앉아 낮은 높이에서 경기를 즐기는 좌식 배드민턴 수업을 진행한다. 보치아 역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 없이 함께 어우러져 경기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못해도 괜찮으니 재미있게 하자고 해요. 잘했을 때는 함께 박수를 보내고, 그러다 보면 다 같이 웃으면서 자연스럽게 운동을 즐기게 되더라고요.”

_ 문지용(고흥군장애인체육회 장애인생활체육지도자)




“집에 가만히 있는 것보다 사람들과 소통하며 돌아다니는 게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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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장애 왜소증을 가진 장채섭 씨. 개관 초기부터 2년째 고흥반다비체육센터를 찾고 있다. 탁구와 배드민턴을 비롯해 여러 종목을 경험했지만, 지금 가장 즐겨 하는 운동은 보치아다. 공을 표적구 가까이에 붙이는 과정에서 공을 어디에 놓을지, 상대의 공을 어떻게 막아낼지를 계속 생각해야 한다. 먼저 좋은 자리를 잡아도 상대가 공을 쳐낼 수 있어 한 번의 선택으로 끝나지 않는다.
“내가 1등으로 갖다놔도 상대방이 쳐내버리니까요. 작전을 잘 짜고 매일 연습해야 하는 종목입니다.” 운동하면서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은 장 씨에게 중요한 부분이다. 센터에서 함께 운동하는 이용자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한 달에 한 번 다른 지역 사람들과 경기를 치르면서 만남의 폭도 넓어졌다. 경기에서는 작은 대회라도 이기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평소에는 운동을 매개로 서로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눈다. 혼자 집에 머무를 때와 달리 사람들을 만나 움직이고 어울리는 시간이 생긴 것이다.
“사람들과 대화 나눌 때가 즐거워요. 집에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함께하면 정신적, 신체적으로도 더 건강해지고요.”
다만 센터까지 이동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고흥반다비체육센터가 읍내에서 떨어져 있어 직접 찾아오기 어려운 이용자도 있기 때문이다. 장 씨는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이 더 많아지는 것과 함께 센터를 오갈 수 있는 이동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장애인 이용자를 태우고 센터까지 오갈 수 있는 차량이나 작은 버스가 있다면 더 많은 사람이 운동을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장애인들도 많이 나와서 함께 운동하면 좋겠어요.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 같이 하면 생활에 활력도 생기고 더 즐거우니까요.”

_ 장채섭(고흥반다비체육센터 이용자, 지체장애)



고흥반다비체육센터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지역민들이 자연스럽게 만나고 어울리는 생활체육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곳에서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속도에 맞게 즐겁게 움직이고, 운동을 통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며 일상의 범위를 넓혀가길 바란다.






글 박지인
사진 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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