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무대를 이어주는 버팀목, 운동



우리나라 최초의 뇌병변장애인 백상예술대상 수상자이자 배우 하지성.
그에게 일상과 무대를 버틸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거창한 것이 아닌, 꾸준한 운동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우선, 백상예술대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23년에 상을 받았는데, 지금까지도 상을 받았다는 게 얼떨떨한 감정이에요. 하지만 꼭 받고 싶었던 상이기도 했고,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배우의 꿈을 꾸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남 앞에 나서는 걸 좋아했어요. 그런데 중학교 때쯤 친구들과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서 점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죠. 그러다 보니 스스로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 절실해졌어요. 고민 끝에 떠올린 게 연기였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장애인 극단 '애인'을 찾아가 자기소개를 하고 워크숍에 참여했어요. 그 순간 꽉 막혀 있던 게 뻥 뚫리는 해방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2010년 첫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무대에 올랐을 때 그 감정이 절정에 다다랐어요. 물론 힘든 과정이었지만, 무대에 오를 때마다 가슴이 시원하게 뚫리는 느낌이 더 강했죠.



배우라는 직업이 힘든 점도 많을 텐데요.

세상에 쉬운 일은 없겠지만, 배우라는 직업은 특히 육체적·정신적으로 많은 준비가 필요한 일이에요. 장애를 가진 배우로서 체력적으로 더 힘든 건 사실이고, 극 중 인물을 어떻게 표현할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과정도 쉽지 않고요. 특히 저는 대사 전달을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하거든요. 



평소 체력 관리를 위해 특별히 하는 운동이 있나요?

그동안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해왔어요. 운동을 하지 않으면 지치니까 걷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죠. 그런데 나이가 들고 공연을 거듭하다 보니 체력의 한계가 느껴지더군요. 특히 백상예술대상을 받게 해준 작품 <틴에이지 딕>을 준비할 때는 많이 힘들었어요. 연습에 몰두하다 보니 운동할 시간이 부족해 집에서라도 운동할 방법을 찾다가 사이클을 구입했습니다. 침대 옆에 두고 매일 아침저녁 꾸준히 탔죠. 지구력과 근력을 키우기 좋은 운동이에요.






사이클 운동이 실제로 도움이 되었나요?

아침저녁으로 30분씩 타다 보면 땀이 나기 시작해요. 일주일에 3km를 목표로 꾸준히 탔는데, 하루에 500m를 탈 때도 있고 1km를 탈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몇 주가 지나자 허벅지 근육이 잡히는 게 느껴지면서 몸에 힘이 생기더라고요. 공연 연습을 버틸 수 있는 에너지가 생겼고, 유산소운동 덕분에 컨디션이 좋아지면서 피로해지는 것도 많이 줄었어요. 



하지성 배우에게 운동은 어떤 의미인가요?

처음에는 단순히 공연을 버티기 위해 체력 관리로 시작했지만, 운동이 제 멘털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저는 다른 사람보다 '배터리'가 빨리 소진되는 편이라 오후가 되면 체력이 고갈돼요. 그러면 체력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다운되고, 일상과 연기에 대한 흥미도 잃게 되죠. 그런데 꾸준히 운동하면서 활력의 의미를 알게 됐어요. 몸이 건강해지면서 매사 적극적인 자세를 유지하게 되고, 대본을 외우거나 연습할 때도 피로감이 덜해졌어요. 결국 배우 하지성뿐 아니라 인간 하지성으로서도 운동은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요?

20대 때처럼 열정만으로 모든 걸 버텨낼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제는 나를 더 아끼고,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단단하게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저를 단단하게 해서 언제나 그렇듯 무대에서 관객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김수영
사진 정재환





어빌리브에 실린 글, 그림, 사진 등 모든 자료 가운데 저작권자가 표시되어 있지 않은 것은 대한장애인체육회에 저작권이 있으며, 서면 동의 없이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05540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424 올림픽회관 신관 
대한장애인체육회 홍보마케팅부 02-3434-4533
COPYRIGHT 2008-2023 KPC ALL RIGHTS RESERVED.


         


05540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424 올림픽회관 신관
대한장애인체육회 홍보마케팅부 02-3434-4533

서비스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어빌리브에 실린 글, 그림, 사진 등 모든 자료 가운데 저작권자가 표시되어 있지 않은 것은 
대한장애인체육회에 저작권이 있으며, 서면 동의 없이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COPYRIGHT 2008-2023 KP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