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체육시설을 넘어 장애인의 꿈과 희망을 키우는 특별한 무대. 다양한 장애 유형을 세세히 고려한 맞춤 시설과 프로그램으로, 이용자의 건강 증진은 물론 재활에도 큰 힘이 되고 있는 진주시장애인문화체육센터(반다비)를 찾았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혼자 걸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러닝머신 위에서 천천히 걸음을 옮기던 허승진(44) 씨의 얼굴에 희망의 빛이 어린다. 2009년 교통사고로 중증장애를 입은 그에게 이 한마디는 단순한 말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허승진 씨의 오후는 진주시장애인문화체육센터(반다비)에서 시작된다. 그는 이곳에서 주 5회, 하루 2시간씩 운동에 전념한다. "처음에는 러닝머신에 서는 것조차 힘들었어요." 옆에서 지켜보던 아버지 허중영(73) 씨의 말에 그가 웃으며 말한다. "지금은 혼자서도 할 수 있어요. 힘들어도 해야죠!"
진주시장애인문화체육센터(반다비)에는 다른 곳과 달리 ‘중증운동실'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헬스 지도사 겸 중증운동실 트레이너 서민교 씨는 "중증장애인분들은 움직임이 제한적이라 일반 헬스장에서는 운동하기 어려워요. 여기서는 몸을 고정하고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지요”라며 이곳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실제로 이곳에는 일반 운동기구보다 1.5~2배 비싼 특수 장비가 구비되어 있다. 특히 500g 단위로 중량 조절이 가능해 개개인의 상태에 맞는 섬세한 운동이 가능하다. 이러한 세심한 배려 덕분에 허승진 씨 같은 중증장애인도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다.
허승진 씨의 아버지는 아들의 변화를 누구보다 실감하고 있다. "중증장애인은 신체 한쪽을 사용하지 못해 자세가 흐트러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꾸준한 운동을 통한 자세 교정이 매우 중요해요. 이곳에서 운동을 시작한 이후 아들의 자세가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허승진 씨가 매일같이 열심히 운동하는 또 다른 이유는 '론볼'이다. 2년 전 시작한 론볼은 그에게 새로운 열정을 불러일으켰다. "론볼이 가장 재밌는 건 공이 그냥 일직선이 아닌 포물선을 그리며 구른다는 거예요. 그걸 생각하며 굴리다 보니 엄청 재밌더라고요." 론볼 이야기를 하는 그의 눈이 반짝였다. 10월 25일부터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출전을 앞둔 허승진 씨는 자신감 넘치는 포부를 밝혔다. "경기는 어떻게 될지 몰라요. 변수도 있고요. 하지만 재미있게 경기에 임하려고요. 조금 있으면 저도 휠체어 없이 공을 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동료들에게 그때 한번 붙자고 말해뒀어요."
정화 센터장은 진주시장애인문화체육센터(반다비)를 지을 때 비전을 담아 설계했다고 전한다. "우리 센터는 장애인들이 사회와 단절되지 않고 공존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어요. 그래서 건물 전체를 전면 유리로 설계했죠. 센터 안에서도 바깥세상을 항상 볼 수 있도록요.” 이 때문에 수영장, 헬스장, 중증운동실, GX룸, 체육관, 그리고 쉼터 역할을 하는 작은 도서관까지 어디에서든 이용자들은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늘고 있다. 서민교 씨는 "여기는 단순히 운동만 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장애인분들이 서로 만나고 대화하며 유대 관계를 쌓는 사회적 교류의 장이기도 해요. 운동하면서 서로 격려하고 정보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 정말 보기 좋습니다"라며 흐뭇하게 웃는다.
장애인들의 흥미를 끄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특히 GX룸의 VR 시설은 지적·발달장애인에게 인기가 높다. 이 시설은 당초 VR 고글을 사용하려 했으나,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안전을 고려해 터치스크린 게임 형태로 변경했다. "게임을 통해 운동도 하고 집중력도 키울 수 있어요. 무엇보다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고요. 생각보다 많이 움직이게 하는데, 땀 흘리고 나면 잠도 잘 오고 정서적으로도 안정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진주시장애인문화체육센터(반다비)는 단순한 운동 공간을 넘어 희망과 도전, 그리고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 이곳에서 진주시의 장애인은 마음껏 운동하고, 함께 대화하고, 꿈을 키우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INFO. 진주시장애인문화체육센터(반다비)
2019년 장애인 생활밀착형 국민체육센터 공모에 선정되어 2023년 11월에 개관했다.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4,491m² 규모로 조성했으며, 2024년 여름 기준 하루 최대 500명 정도가 이용 중이다. 체육관, 수영장, 헬스장은 물론 중증운동실, GX룸, 작은 도서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으며, 아쿠아로빅∙자유수영∙VR∙댄스∙요가 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통해 장애인 인식 개선에 힘쓰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며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함께, 나란히!
단순한 체육시설을 넘어 장애인의 꿈과 희망을 키우는 특별한 무대. 다양한 장애 유형을 세세히 고려한 맞춤 시설과 프로그램으로, 이용자의 건강 증진은 물론 재활에도 큰 힘이 되고 있는 진주시장애인문화체육센터(반다비)를 찾았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혼자 걸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러닝머신 위에서 천천히 걸음을 옮기던 허승진(44) 씨의 얼굴에 희망의 빛이 어린다. 2009년 교통사고로 중증장애를 입은 그에게 이 한마디는 단순한 말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허승진 씨의 오후는 진주시장애인문화체육센터(반다비)에서 시작된다. 그는 이곳에서 주 5회, 하루 2시간씩 운동에 전념한다. "처음에는 러닝머신에 서는 것조차 힘들었어요." 옆에서 지켜보던 아버지 허중영(73) 씨의 말에 그가 웃으며 말한다. "지금은 혼자서도 할 수 있어요. 힘들어도 해야죠!"
진주시장애인문화체육센터(반다비)에는 다른 곳과 달리 ‘중증운동실'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헬스 지도사 겸 중증운동실 트레이너 서민교 씨는 "중증장애인분들은 움직임이 제한적이라 일반 헬스장에서는 운동하기 어려워요. 여기서는 몸을 고정하고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지요”라며 이곳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실제로 이곳에는 일반 운동기구보다 1.5~2배 비싼 특수 장비가 구비되어 있다. 특히 500g 단위로 중량 조절이 가능해 개개인의 상태에 맞는 섬세한 운동이 가능하다. 이러한 세심한 배려 덕분에 허승진 씨 같은 중증장애인도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다.
허승진 씨의 아버지는 아들의 변화를 누구보다 실감하고 있다. "중증장애인은 신체 한쪽을 사용하지 못해 자세가 흐트러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꾸준한 운동을 통한 자세 교정이 매우 중요해요. 이곳에서 운동을 시작한 이후 아들의 자세가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허승진 씨가 매일같이 열심히 운동하는 또 다른 이유는 '론볼'이다. 2년 전 시작한 론볼은 그에게 새로운 열정을 불러일으켰다. "론볼이 가장 재밌는 건 공이 그냥 일직선이 아닌 포물선을 그리며 구른다는 거예요. 그걸 생각하며 굴리다 보니 엄청 재밌더라고요." 론볼 이야기를 하는 그의 눈이 반짝였다. 10월 25일부터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출전을 앞둔 허승진 씨는 자신감 넘치는 포부를 밝혔다. "경기는 어떻게 될지 몰라요. 변수도 있고요. 하지만 재미있게 경기에 임하려고요. 조금 있으면 저도 휠체어 없이 공을 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동료들에게 그때 한번 붙자고 말해뒀어요."
정화 센터장은 진주시장애인문화체육센터(반다비)를 지을 때 비전을 담아 설계했다고 전한다. "우리 센터는 장애인들이 사회와 단절되지 않고 공존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어요. 그래서 건물 전체를 전면 유리로 설계했죠. 센터 안에서도 바깥세상을 항상 볼 수 있도록요.”
이 때문에 수영장, 헬스장, 중증운동실, GX룸, 체육관, 그리고 쉼터 역할을 하는 작은 도서관까지 어디에서든 이용자들은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늘고 있다. 서민교 씨는 "여기는 단순히 운동만 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장애인분들이 서로 만나고 대화하며 유대 관계를 쌓는 사회적 교류의 장이기도 해요. 운동하면서 서로 격려하고 정보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 정말 보기 좋습니다"라며 흐뭇하게 웃는다.
장애인들의 흥미를 끄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특히 GX룸의 VR 시설은 지적·발달장애인에게 인기가 높다. 이 시설은 당초 VR 고글을 사용하려 했으나,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안전을 고려해 터치스크린 게임 형태로 변경했다. "게임을 통해 운동도 하고 집중력도 키울 수 있어요. 무엇보다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고요. 생각보다 많이 움직이게 하는데, 땀 흘리고 나면 잠도 잘 오고 정서적으로도 안정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진주시장애인문화체육센터(반다비)는 단순한 운동 공간을 넘어 희망과 도전, 그리고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 이곳에서 진주시의 장애인은 마음껏 운동하고, 함께 대화하고, 꿈을 키우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INFO. 진주시장애인문화체육센터(반다비)
2019년 장애인 생활밀착형 국민체육센터 공모에 선정되어 2023년 11월에 개관했다.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4,491m² 규모로 조성했으며, 2024년 여름 기준 하루 최대 500명 정도가 이용 중이다. 체육관, 수영장, 헬스장은 물론 중증운동실, GX룸, 작은 도서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으며, 아쿠아로빅∙자유수영∙VR∙댄스∙요가 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통해 장애인 인식 개선에 힘쓰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며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 유명은
사진 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