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안반다비체육센터를 찾는 젊은 친구들이 부쩍 늘었다. 그 활기찬 발걸음을 따라가보자.
20대 지적장애인 청년들이 농구 경기를 하고 있었다. ‘쿵쿵쿵’ 드리블 소리가 체육관 안을 가득 메웠다. “이곳이 바로 이 친구들의 놀이터예요”라며 김지훈 사무국장이 인사를 건넸다.
청년 장애인의 경우 취직한 친구들을 제외하곤 거의 갈 데가 없었다고 한다. 집에서 나와 장애인복지관에서 거의 시간을 보내다 가는 게 다반사였는데, 부안반다비체육센터가 생기고 나서 그들의 일상이 변했다고. 이들은 부안반다비체육센터에서 운동하다 점심 시간이 되면 바로 옆 장애인복지관에서 식사를 하고 다시 센터로 와서 운동하며 하루를 보낸다. 자율적으로 찾아오는 인원이 늘면서 점차 팀 경기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김 사무국장은 “청년 장애인들이 참여하는 스포츠단을 만들어 지도자 선생님들과 함께 어울림 통합 체육으로 스페셜 올림픽에도 도전해보려고요. 또 청년 친구들이 관심을 지닌 분야를 활성화하고자 e-스포츠 프로그램에도 신경 쓰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부안반다비체육센터에서 수영과 배드민턴 수업을 듣는 이세진 군의 엄마 최낙연 씨.
장애인 부모들도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스물한 살 지적장애인 아들을 둔 엄마 최낙연 씨는 “아이가 학교를 졸업한 뒤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았어요”라고 토로했다. “20대는 에너지가 넘치는 때지만 그 에너지로 공부를 하기도, 돈을 벌기도 어려운 상황이죠. 졸업했으니 친구들과 어울릴 기회도 없어지고요. 그런데 부안반다비체육센터에 오면 비슷한 연령대의 운동 친구들이 있어요. 선생님들도 장애에 대한 이해가 높은 데다 젊은 편이라 잘 대해주십니다. 이곳에서 운동으로 에너지를 발산하며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어 마음이 든든합니다.”
최 씨의 아들 이세진 군은 부안반다비체육센터가 생기고 나서 바로 찾아와 수영과 배드민턴을 배웠다. 이전에는 수영을 배우고 싶었지만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수업하기를 꺼리는 것뿐 아니라 탈의실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 다른 회원들에게 사정을 얘기하며 아이의 환복을 부탁해야 했다. “그런데 이곳은 장애인 탈의실이 따로 있고, 장애인생활체육지도사가 성심성의껏 수영을 지도해주시더라고요. 얼마나 감격스럽던지!”
아이는 운동을 통해 자신감이 생기고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근성을 발휘하며 가끔 쉬자고 해도 스스로 운동 시간을 챙긴다고 한다. 먹는 것을 좋아해 불어난 체중이 감량되며 최적의 몸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운동 효과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건강을 유지한다는 게 천만다행한 일이다. “아이마다 성향이 다르니 다 같을 순 없지만, 그럼에도 일단 나와서 운동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거든요. 아이가 무엇을 해야 즐거워하는지 발견할 수도 있고요.”
수중 운동은 움직임이 제한되는 신체 활동이나 근육 이완 등에 적합하다. 물의 부력, 수압, 저항, 수온 등을 이용해 다양한 동작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 부안반다비체육센터에서는 수중 운동을 전담 지도할 수 있는 장애인생활체육지도사 3명을 양성하고 확보해 생존 수영, 일대일 재활 운동, 장애 유형별 수중 운동 등 여러 유형의 장애인에게 개인 상담을 통한 맞춤형 수중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수심도 1m로 깊지 않아 발달이 늦은 특수학급 학생도 어렵지 않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 한창 수영 수업 중인 열 살 이금화 양도 처음에는 물속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싫어했다고 한다. 33.3℃ 이상 유지하는 고수온은 경직된 몸을 풀어주고 편안함을 갖게 하는데, 금화 양도 선생님이 이끌며 몸을 조금씩 담그더니 금세 물에 적응했다. 지금은 선생님 사이에 “해녀를 해도 되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영을 즐기고 있다. 금화 양에게 수영이 즐겁느냐고 물으니 해맑게 웃으며 “네!” 하고 대답한다.
부안반다비체육센터는 장애인 시설, 학교, 단체 등과 논의 후 특성과 유형을 고려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교육청과 함께 장애 학생 운동회를 진행하는 등 부안군 내 장애 학생들이 함께 뛰어노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김지훈 사무국장은 “장애 학생들이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어릴 때 운동을 접하다 보면 평생 체육이 될 수 있고, 삶에서 방향을 결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육청, 학교 등과 활발히 소통하며 장애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육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80세 청각장애인 조영임 씨는 반다비체육센터에서 진행하는 모든 운동을 섭렵했다. 헬스장 이용은 물론 탁구, 수영, 배드민턴, 보치아, 당구 등 매일 운동을 즐긴다. 스스로 불편함 없이 운동할 수 있어서인지 주변 친구들에게 권유해 함께 데려오기도 한다. “친구 중 한 명은 수영장에서 나오자마자 저를 부둥켜안고 울더군요. 평생 대중목욕탕에도 가본 적이 없다고요. 불편한 시선 없이 시설을 이용한 경험만으로도 좋았던 거죠.” 조영임 씨는 꾸준한 운동으로 신진대사가 높아지니 병원 갈 일도 없어졌다고 한다. 활력이 넘치니 주변에서 젊어졌다는 얘기도 부쩍 듣는다. 그럴 때마다 조 씨는 이렇게 말한다. “반다비가 젊게 해줬어요!”
점차 청년들이 찾아오고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가득해진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장애인 모두 운동을 통해 건강한 삶의 활력소가 되는 공간, 함께 어울리며 쉬어가는 공간으로 장애인 생활체육과 전문 체육의 거점으로 도약하기를 응원한다.
2023년 3월 개관. 2024년 6월 기준 월평균 1400명, 주말 100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장애인 이용률이 80%다. 생존 수영, 수중 운동, 자유 수영, 헬스, 유소년 레크체육, 요가, 당구, 탁구, 배드민턴, 보치아, 생활체조, 레크체육, 뉴스포츠 등 13개 프로그램으로 52개 반이 운영된다. 추후 농구 프로그램을 신설할 예정이며, 모두 장애인체육회 소속 장애인생활체육지도사 자격을 갖춘 지도자들이 수업을 진행한다. 외부 강사의 경우 해당 종목 대회 입상자, 관련 자격증 소지자들이 진행한다.
젊음의 비결
요즘 부안반다비체육센터를 찾는 젊은 친구들이 부쩍 늘었다. 그 활기찬 발걸음을 따라가보자.
20대 지적장애인 청년들이 농구 경기를 하고 있었다. ‘쿵쿵쿵’ 드리블 소리가 체육관 안을 가득 메웠다. “이곳이 바로 이 친구들의 놀이터예요”라며 김지훈 사무국장이 인사를 건넸다.
청년 장애인의 경우 취직한 친구들을 제외하곤 거의 갈 데가 없었다고 한다. 집에서 나와 장애인복지관에서 거의 시간을 보내다 가는 게 다반사였는데, 부안반다비체육센터가 생기고 나서 그들의 일상이 변했다고. 이들은 부안반다비체육센터에서 운동하다 점심 시간이 되면 바로 옆 장애인복지관에서 식사를 하고 다시 센터로 와서 운동하며 하루를 보낸다. 자율적으로 찾아오는 인원이 늘면서 점차 팀 경기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김 사무국장은 “청년 장애인들이 참여하는 스포츠단을 만들어 지도자 선생님들과 함께 어울림 통합 체육으로 스페셜 올림픽에도 도전해보려고요. 또 청년 친구들이 관심을 지닌 분야를 활성화하고자 e-스포츠 프로그램에도 신경 쓰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부안반다비체육센터에서 수영과 배드민턴 수업을 듣는 이세진 군의 엄마 최낙연 씨.
장애인 부모들도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스물한 살 지적장애인 아들을 둔 엄마 최낙연 씨는 “아이가 학교를 졸업한 뒤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았어요”라고 토로했다. “20대는 에너지가 넘치는 때지만 그 에너지로 공부를 하기도, 돈을 벌기도 어려운 상황이죠. 졸업했으니 친구들과 어울릴 기회도 없어지고요. 그런데 부안반다비체육센터에 오면 비슷한 연령대의 운동 친구들이 있어요. 선생님들도 장애에 대한 이해가 높은 데다 젊은 편이라 잘 대해주십니다. 이곳에서 운동으로 에너지를 발산하며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어 마음이 든든합니다.”
최 씨의 아들 이세진 군은 부안반다비체육센터가 생기고 나서 바로 찾아와 수영과 배드민턴을 배웠다. 이전에는 수영을 배우고 싶었지만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수업하기를 꺼리는 것뿐 아니라 탈의실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 다른 회원들에게 사정을 얘기하며 아이의 환복을 부탁해야 했다. “그런데 이곳은 장애인 탈의실이 따로 있고, 장애인생활체육지도사가 성심성의껏 수영을 지도해주시더라고요. 얼마나 감격스럽던지!”
아이는 운동을 통해 자신감이 생기고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근성을 발휘하며 가끔 쉬자고 해도 스스로 운동 시간을 챙긴다고 한다. 먹는 것을 좋아해 불어난 체중이 감량되며 최적의 몸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운동 효과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건강을 유지한다는 게 천만다행한 일이다. “아이마다 성향이 다르니 다 같을 순 없지만, 그럼에도 일단 나와서 운동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거든요. 아이가 무엇을 해야 즐거워하는지 발견할 수도 있고요.”
수중 운동은 움직임이 제한되는 신체 활동이나 근육 이완 등에 적합하다. 물의 부력, 수압, 저항, 수온 등을 이용해 다양한 동작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 부안반다비체육센터에서는 수중 운동을 전담 지도할 수 있는 장애인생활체육지도사 3명을 양성하고 확보해 생존 수영, 일대일 재활 운동, 장애 유형별 수중 운동 등 여러 유형의 장애인에게 개인 상담을 통한 맞춤형 수중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수심도 1m로 깊지 않아 발달이 늦은 특수학급 학생도 어렵지 않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
한창 수영 수업 중인 열 살 이금화 양도 처음에는 물속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싫어했다고 한다. 33.3℃ 이상 유지하는 고수온은 경직된 몸을 풀어주고 편안함을 갖게 하는데, 금화 양도 선생님이 이끌며 몸을 조금씩 담그더니 금세 물에 적응했다. 지금은 선생님 사이에 “해녀를 해도 되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영을 즐기고 있다. 금화 양에게 수영이 즐겁느냐고 물으니 해맑게 웃으며 “네!” 하고 대답한다.
부안반다비체육센터는 장애인 시설, 학교, 단체 등과 논의 후 특성과 유형을 고려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교육청과 함께 장애 학생 운동회를 진행하는 등 부안군 내 장애 학생들이 함께 뛰어노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김지훈 사무국장은 “장애 학생들이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어릴 때 운동을 접하다 보면 평생 체육이 될 수 있고, 삶에서 방향을 결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육청, 학교 등과 활발히 소통하며 장애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육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80세 청각장애인 조영임 씨는 반다비체육센터에서 진행하는 모든 운동을 섭렵했다. 헬스장 이용은 물론 탁구, 수영, 배드민턴, 보치아, 당구 등 매일 운동을 즐긴다. 스스로 불편함 없이 운동할 수 있어서인지 주변 친구들에게 권유해 함께 데려오기도 한다. “친구 중 한 명은 수영장에서 나오자마자 저를 부둥켜안고 울더군요. 평생 대중목욕탕에도 가본 적이 없다고요. 불편한 시선 없이 시설을 이용한 경험만으로도 좋았던 거죠.” 조영임 씨는 꾸준한 운동으로 신진대사가 높아지니 병원 갈 일도 없어졌다고 한다. 활력이 넘치니 주변에서 젊어졌다는 얘기도 부쩍 듣는다. 그럴 때마다 조 씨는 이렇게 말한다. “반다비가 젊게 해줬어요!”
점차 청년들이 찾아오고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가득해진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장애인 모두 운동을 통해 건강한 삶의 활력소가 되는 공간, 함께 어울리며 쉬어가는 공간으로 장애인 생활체육과 전문 체육의 거점으로 도약하기를 응원한다.
2023년 3월 개관. 2024년 6월 기준 월평균 1400명, 주말 100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장애인 이용률이 80%다. 생존 수영, 수중 운동, 자유 수영, 헬스, 유소년 레크체육, 요가, 당구, 탁구, 배드민턴, 보치아, 생활체조, 레크체육, 뉴스포츠 등 13개 프로그램으로 52개 반이 운영된다. 추후 농구 프로그램을 신설할 예정이며, 모두 장애인체육회 소속 장애인생활체육지도사 자격을 갖춘 지도자들이 수업을 진행한다. 외부 강사의 경우 해당 종목 대회 입상자, 관련 자격증 소지자들이 진행한다.
글 편집부
사진 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