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면?

202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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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장애 선수의 안전장치, 자율신경 반사부전(AD)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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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너무 아파요", 가볍게 넘기면 안 되는 이유

경기 도중 한 선수가 갑자기 심한 두통을 호소합니다. 얼굴이 붉어지고 평소와 달리 땀을 많이 흘립니다. "긴장해서 그런가?", "컨디션이 안 좋은가?" 보통은 이렇게 생각해서 경기를 계속 진행하곤 합니다. 하지만 신경학적 손상 수준이 흉추 6번(T6) 이상인 척수장애 선수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갑작스러운 두통과 혈압 상승은 자율신경 반사부전(Autonomic Dysreflexia, AD)이라는 응급 신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율신경 반사부전은 짧은 시간에 혈압이 크게 상승할 수 있으며, 대처하지 않으면 뇌출혈이나 경련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척수손상 후에는 손상 부위 아래쪽의 감각이 떨어져 정작 문제를 일으키는 부위의 통증이나 불편감을 선수가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선수 본인뿐 아니라 지도자, 트레이너 등 현장 관계자 모두 증상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손상 부위 아래의 자극, 몸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가장 흔한 예가 방광 문제입니다. 소변이 가득 찼거나 카테터가 꺾여 배출되지 않으면 강한 자극이 발생합니다. 척수손상 부위 아래쪽에서도 이 자극에 반응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혈관이 강하게 수축합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정상적 상태라면 뇌가 혈압 상승을 감지하고 혈압을 조절합니다. T6 이상 척수손상 상태에서는 이 억제 신호가 손상 부위를 통과하지 못합니다. 결국 조절 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혈압이 계속 오르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런 신호가 보이면 즉시 혈압을 확인하세요

자율신경 반사부전이 발생하면 다음과 같은 주요 증상이 나타납니다.


  • 갑작스럽고 심한 두통
  • 평소보다 크게 상승한 혈압
  • 손상 부위 위쪽(얼굴, 목, 어깨)의 홍조, 발한, 소름(입모)
  • 손상 부위 아래쪽의 차갑고 창백해진 피부
  • 코막힘, 시야 흐림
  • 불안하거나 이상하게 불편한 느낌
  • 맥박의 변화(느려지는 경우가 많으나, 때로는 빨라지기도 함)


  •  * 핵심 포인트: 평소 혈압과 비교하기
    척수손상 선수는 평소 혈압이 낮게 유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일반적 고혈압 기준이 아니더라도 평소 수축기 혈압보다 20mmHg 이상 갑자기 상승했다면 자율신경 반사부전을 의심해야 합니다. 두통이나 땀 등의 자각 증상 없이 혈압만 상승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위험군 선수는 평소 혈압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스포츠 현장에서 주의해야 할 유발 요인

스포츠 현장에서는 경기 시간을 맞추기 위해 도뇨를 미루거나, 경기 중 몸을 고정하고 안정감을 높이기 위해 벨트와 보호 장구를 강하게 조이기도 합니다. 경기력 향상을 위해 무심코 한 행동이 몸에는 강한 자극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 방광(가장 흔한 원인): 도뇨 시간이 지나 방광이 가득 찬 경우, 카테터 튜브가 꺾이거나 막힌 경우
  • 장: 변비, 장 팽만 등으로 배변이 늦어질 경우
  • 압박: 꽉 조이는 벨트, 보호 장구, 옷 주름 등
  • 피부: 욕창, 찰과상, 물집, 화상 등




경기 중 발생했을 때 5단계 응급 대처법

  • ① 즉시 경기 중단하기: 두통, 홍조, 갑작스러운 혈압 상승이 의심되면 진행 중인 운동이나 경기를 즉시 멈춥니다.
  • ② 상체 바로 세우기(자세 변경): 선수를 앉은 자세로 유지하거나 상체를 바로 세우고, 가능하면 다리를 아래로 내립니다. 혈압을 낮추기 위해 선수를 눕히는 행동은 오히려 혈압을 더 상승시켜 뇌출혈 등 합병증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눕히지 않습니다.
  • ③ 조이는 곳 풀어주기: 벨트, 복대, 보호 장구, 꽉 끼는 옷이나 신발 등 몸을 압박하고 있는 요소를 해제합니다.
  • ④ 방광 및 원인 확인하기: 도뇨 시간이 지났는지, 소변 주머니가 가득 차지 않았는지, 카테터 튜브가 접히거나 꺾이지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필요한 도뇨 처치는 선수 본인 또는 숙련된 지원 인력이 시행합니다.
  • ⑤ 혈압∙맥박 지속 측정 및 의료진 인계: 혈압을 한 번만 측정하지 않고 안정될 때까지 반복 확인하며 측정 시간과 수치를 기록합니다. 원인을 제거했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수축기 혈압이 150mmHg 이상 유지되면 즉시 응급 의료진에게 인계해 처치를 받게 합니다.
  • ※ 150mmHg는 진단 기준이 아니라 적극적인 혈압 조절을 고려하는 기준




위험 관리 예방 수칙

자율신경 반사부전은 대처보다는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을 미리 차단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 스케줄 사전 조정: 경기 일정이 확정되면 그에 맞춰 도뇨 및 배변 스케줄을 조정합니다. 카테터를 사용하는 경우 경기 전 배액 상태와 튜브의 꺾임 유무를 재확인합니다.
  • 장비 점검: 보호 장구나 고정 벨트 착용 시 특정 부위가 과도하게 압박받지 않는지 확인합니다.
  • 현장 공유: 갑작스러운 두통이나 홍조, 발한 등이 느껴지면 즉시 지도자나 경기 운영진에게 알려야 한다는 수칙을 사전에 공지합니다.




기억하세요! 안전장치는 바로 우리의 관심입니다

T6 이상 척수손상 선수에게 갑작스러운 두통이나 혈압 상승이 관찰된다면, 자율신경 반사부전을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합니다. 선수가 승부욕이나 책임감으로 "괜찮다"고 말해도 경기를 강행하기보다는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위험 신호를 알아차리는 주체가 반드시 선수일 필요는 없습니다. "잠깐, 혈압부터 확인해봅시다"라고 건네는 한마디. 그 관심과 조치가 경기장에서 선수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확실한 안전장치가 됩니다.






글 성지은(이천선수촌 스포츠의학팀 간호사)




PRO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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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은
이천선수촌 스포츠의학팀 간호사로서 8년째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다. 늘 가까운 곳에서 선수들의 몸과 마음을 살피며 부상 없이 건강하게 자신의 가능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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