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의 발차기 기술은 과학적으로도 놀라운 위력을 지녔다. 장애인 태권도 선수들의 훈련 방법과 발차기 기술을 통해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을 알아보자.
@ 내셔널지오그래픽 '파이트 사이언스(2008)'
태권도의 발차기, 과학이 증명한 놀라운 위력
2008년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 '파이트 사이언스'에서 가라테, 무에타이, 카포에라, 태권도의 발차기 위력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각 무술 수련자의 발목과 샌드백에 가속도계를 부착하고, 발차기가 발생하는 힘의 크기를 측정했습니다. 당시 태권도 돌려차기의 위력은 무려 1,043kg으로, 약 1톤의 힘을 내며 놀라움을 안겨주었습니다. 태권도에서 발차기는 경기를 치를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술로, 특히 돌려차기는 득점 성공률이 높습니다. 돌려차기는 겨루기 자세에서 한 걸음 앞으로 뛰어나가는 형태로 뒷발을 밀어 지지발을 스치고 나가며 순간 회전운동으로 전환해 강력한 파워를 얻게 됩니다. ‘파이트 사이언스’에서 브렌 선수의 발차기도 이 돌려차기였습니다.
장애인 태권도, 같지만 다른 매력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20년 도쿄 패럴림픽대회에서 각각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습니다. 태권도 종목은 겨루기·품새·시범 등 세부 종목이 다양한데, 올림픽과 패럴림픽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겨루기' 부문입니다. 이러한 태권도 경기가 장애인스포츠에 적용될 때는 신체 혹은 감각 장애가 있는 장애인의 특성에 따라 변형해 진행됩니다. 크게 지체장애와 청각장애 부문으로 분류됩니다(시각장애와 지적장애의 경우 품새 종목만 진행). 모든 태권도 경기와 마찬가지로 장애인 태권도 역시 대표적 투기 종목으로, 체급 경기로 진행됩니다. 체중(체격)은 파워와 스피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에 투기 종목은 체급을 나눠 시합을 치릅니다. 흔히 '피지컬(physical)'이라고 표현하는데,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이 피지컬의 차이를 뛰어넘기는 어렵습니다. 장애인 태권도의 특별한 점은 체급 외에도 스포츠 등급으로 한 번 더 분류된다는 것입니다. 스포츠 등급은 '선수가 지닌 장애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는 국제패럴림픽위원회의 기조에 따른 것으로, 보다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장애 유형과 장애 정도에 따라 나뉩니다. 지체장애 부문의 겨루기 종목에서는 상지장애가 있는 선수들을 K41~44로 분류해 경기를 치릅니다. 단, 패럴림픽대회에서는 K43, K44를 통합해 K44 경기만 진행됩니다. 경기 규칙에서도 비장애인 태권도와 장애인 태권도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지체장애 태권도 경기에서는 얼굴 공격이 금지되며, 이를 어길 경우 페널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장애인 태권도는 규칙과 분류에서 차이가 있지만, 그 핵심 기술인 발차기의 원리는 동일합니다.
발차기의 과학
발차기는 단순히 다리 힘만 이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몸통 회전운동과 고관절의 내외전, 무릎관절의 굴곡과 신전에 의해 각각 운동량 전이가 효율적으로 수행되어야 정확하고 강력한 발차기가 가능합니다. 쉽게 말해 무릎을 앞으로 드는 직선 운동에서 순간적으로 지지발과 상체를 회전하면서 강한 파워를 내는 동작으로, 몸 전체를 사용하는 기술입니다. 발차기를 잘하려면 다음과 같은 체력 요인이 필요합니다.
순발력: 근육이 순간적으로 빠르게 수축하는 능력
민첩성: 빠른 방향 전환을 할 수 있는 능력
근력: 특히 강력한 하체 근력과 코어 근육
유연성: 부드러운 연속 동작을 위한 관절의 가동 범위
균형 능력: 한 발로 지지하며 발차기할 때 필수적인 밸런스
지구력: 오랜 시간 동작을 수행할 수 있는 심폐지구력 및 근지구력
장애인 태권도 선수의 경우 상지장애 정도나 절단 부위에 따라 밸런스가 깨지는 경우가 있기에 선수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개별 훈련 프로그램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주정훈 선수
대한민국 장애인 태권도 선수들의 국제 무대 활약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에서 주정훈 선수는 2020 도쿄 패럴림픽대회에 이어 2연속 동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올렸습니다. 현재 대한장애인체육회는 기초 종목으로 태권도 선수를 발굴해 훈련시키며, 미래 패럴림피언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태권도는 온몸을 사용하는 스포츠지만 장애인 태권도 선수들은 신체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체 조건에 맞게 기술을 변형, 적응시키며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의 무한한 적응력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어떤 신체 조건이든 끊임없는 훈련과 노력을 통해 자신만의 완벽한 킥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올림픽뿐 아니라 패럴림픽대회에서도 활약할 대한민국 장애인 태권도 선수들의 활약이 더욱 기대됩니다. 응원하겠습니다!
글 김지영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PROFILE
김지영 스포츠 과학의 발전이 곧 대한민국 스포츠의 미래라고 믿는다. 한국스포츠과학원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며, 주 업무는 국가대표 장애인·비장애인 선수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체력 및 컨디셔닝 지원이다. 매일 선수들의 꿈과 함께 달리며, 과학으로 그 꿈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태권도의 발차기 기술은 과학적으로도 놀라운 위력을 지녔다.
장애인 태권도 선수들의 훈련 방법과 발차기 기술을 통해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을 알아보자.
@ 내셔널지오그래픽 '파이트 사이언스(2008)'
태권도의 발차기, 과학이 증명한 놀라운 위력
2008년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 '파이트 사이언스'에서 가라테, 무에타이, 카포에라, 태권도의 발차기 위력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각 무술 수련자의 발목과 샌드백에 가속도계를 부착하고, 발차기가 발생하는 힘의 크기를 측정했습니다. 당시 태권도 돌려차기의 위력은 무려 1,043kg으로, 약 1톤의 힘을 내며 놀라움을 안겨주었습니다.
태권도에서 발차기는 경기를 치를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술로, 특히 돌려차기는 득점 성공률이 높습니다. 돌려차기는 겨루기 자세에서 한 걸음 앞으로 뛰어나가는 형태로 뒷발을 밀어 지지발을 스치고 나가며 순간 회전운동으로 전환해 강력한 파워를 얻게 됩니다. ‘파이트 사이언스’에서 브렌 선수의 발차기도 이 돌려차기였습니다.
장애인 태권도, 같지만 다른 매력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20년 도쿄 패럴림픽대회에서 각각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습니다. 태권도 종목은 겨루기·품새·시범 등 세부 종목이 다양한데, 올림픽과 패럴림픽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겨루기' 부문입니다. 이러한 태권도 경기가 장애인스포츠에 적용될 때는 신체 혹은 감각 장애가 있는 장애인의 특성에 따라 변형해 진행됩니다. 크게 지체장애와 청각장애 부문으로 분류됩니다(시각장애와 지적장애의 경우 품새 종목만 진행).
모든 태권도 경기와 마찬가지로 장애인 태권도 역시 대표적 투기 종목으로, 체급 경기로 진행됩니다. 체중(체격)은 파워와 스피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에 투기 종목은 체급을 나눠 시합을 치릅니다. 흔히 '피지컬(physical)'이라고 표현하는데,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이 피지컬의 차이를 뛰어넘기는 어렵습니다. 장애인 태권도의 특별한 점은 체급 외에도 스포츠 등급으로 한 번 더 분류된다는 것입니다. 스포츠 등급은 '선수가 지닌 장애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는 국제패럴림픽위원회의 기조에 따른 것으로, 보다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장애 유형과 장애 정도에 따라 나뉩니다. 지체장애 부문의 겨루기 종목에서는 상지장애가 있는 선수들을 K41~44로 분류해 경기를 치릅니다. 단, 패럴림픽대회에서는 K43, K44를 통합해 K44 경기만 진행됩니다.
경기 규칙에서도 비장애인 태권도와 장애인 태권도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지체장애 태권도 경기에서는 얼굴 공격이 금지되며, 이를 어길 경우 페널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장애인 태권도는 규칙과 분류에서 차이가 있지만, 그 핵심 기술인 발차기의 원리는 동일합니다.
발차기의 과학
발차기는 단순히 다리 힘만 이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몸통 회전운동과 고관절의 내외전, 무릎관절의 굴곡과 신전에 의해 각각 운동량 전이가 효율적으로 수행되어야 정확하고 강력한 발차기가 가능합니다.
쉽게 말해 무릎을 앞으로 드는 직선 운동에서 순간적으로 지지발과 상체를 회전하면서 강한 파워를 내는 동작으로, 몸 전체를 사용하는 기술입니다. 발차기를 잘하려면 다음과 같은 체력 요인이 필요합니다.
장애인 태권도 선수의 경우 상지장애 정도나 절단 부위에 따라 밸런스가 깨지는 경우가 있기에 선수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개별 훈련 프로그램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주정훈 선수
대한민국 장애인 태권도 선수들의 국제 무대 활약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에서 주정훈 선수는 2020 도쿄 패럴림픽대회에 이어 2연속 동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올렸습니다. 현재 대한장애인체육회는 기초 종목으로 태권도 선수를 발굴해 훈련시키며, 미래 패럴림피언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태권도는 온몸을 사용하는 스포츠지만 장애인 태권도 선수들은 신체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체 조건에 맞게 기술을 변형, 적응시키며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의 무한한 적응력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어떤 신체 조건이든 끊임없는 훈련과 노력을 통해 자신만의 완벽한 킥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올림픽뿐 아니라 패럴림픽대회에서도 활약할 대한민국 장애인 태권도 선수들의 활약이 더욱 기대됩니다. 응원하겠습니다!
글 김지영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PROFILE
김지영
스포츠 과학의 발전이 곧 대한민국 스포츠의 미래라고 믿는다. 한국스포츠과학원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며, 주 업무는 국가대표 장애인·비장애인 선수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체력 및 컨디셔닝 지원이다. 매일 선수들의 꿈과 함께 달리며, 과학으로 그 꿈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