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컬링, 스톤 컨트롤의 과학



“왜 스톤은 휘어서 갈까?”
얼음 위를 미끄러지는 스톤의 움직임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흥미로운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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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컬링 4인조 3, 4위전 대전




경기 승패를 결정하는 스톤 컨트롤

휠체어컬링에서 스톤 컨트롤은 경기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비장애인 및 농아인컬링과 달리 휠체어컬링에서는 스위핑(sweeping)을 사용할 수 없어 투구 후 스톤의 궤적이나 속도를 조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선수들은 딜리버리 스틱(delivery stick)을 사용해 정확하고 일관된 투구 능력을 발휘해야 하며, 이 능력이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됩니다.

승리를 위해서는 전략과 기술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선수들은 상대팀의 전략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이때 얼음 상태, 스톤의 특성, 그리고 경기 상황을 고려합니다. 특히 비장애인 컬링과 달리 휠체어컬링에서는 스위핑으로 스톤의 진로를 수정할 수 없어, 처음 투구하는 순간의 정확도가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선수들은 딜리버리 스틱이라는 도구를 사용해 스톤을 투구하는데, 이때 힘의 세기와 방향이 스톤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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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kg의 과학

컬링 스톤은 경기의 핵심 요소로, 얼음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또 스톤 그 자체로 과학의 결정체입니다. 스톤의 재료는 특별한데, 스코틀랜드 남서부 해안에 위치한 에일사 크레이그섬에서만 채굴되는 블루 혼 화강암으로 제작합니다. 이 화강암은 수분 흡수율이 낮고, 밀도가 높으며, 경도가 균일해 컬링 스톤으로 사용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환경보호를 위해 에일사 크레이그섬의 채석이 제한되면서, 북부 웨일스의 트레포 화강암을 대안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컬링 스톤의 바닥은 오목하게 제작됩니다. 이에 얼음과 접촉하는 부분이 ‘러닝 밴드’라 불리는 외곽 링에 국한됩니다. 이러한 설계는 얼음과의 마찰을 최소화해 스톤이 더 멀리, 더 부드럽게 미끄러질 수 있게 합니다.


컬링 스톤은 경기 규정에 따라 다음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 평면상에서 완벽한 원형일 것
  • 최대 무게: 19.96kg(44파운드)
  • 지름: 285mm(11.22인치)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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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CF Curling Ice Explained
레드 스톤과 블루 스톤




컬의 비밀

컬링 경기에서 가장 흥미로운 요소 중 하나는 스톤이 얼음 위에서 직선이 아닌 곡선을 그리며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똑바로 투구했는데도 스톤은 휘어서 움직입니다. 이를 ‘컬(curl)’이라고 하는데, 과학자들은 수십 년간 이 현상을 연구해왔습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설명은 ‘스크래치 가이딩 모델(Scratch Guiding Model)’입니다. 스톤 바닥이 만드는 미세한 긁힘이 스톤의 궤적을 바꾼다는 것입니다. 즉 스톤 바닥의 질감이 얼음 표면에 미세한 긁힘을 만들고, 스톤의 후방이 이 긁힘을 따라 이동하면서 자연스러운 컬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얼음 상태에 초점을 맞춘 ‘페블 아이스 이론(Pebble Ice Theory)’도 있습니다. 얼음 표면에는 ‘페블’이라는 작은 물방울 자국이 있는데, 이것이 스톤의 움직임에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또 ‘얇은 수막 이론(Thin Water Film Theory)’에서는 스톤의 전면이 얼음을 누르는 압력으로 인해 얇은 수막이 형성되며, 이 수막이 마찰을 줄이고 스톤의 경로를 변화시킨다고 봅니다.

이처럼 휠체어컬링에는 다양한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스톤의 재질과 구조, 얼음과의 상호작용, 그리고 미세한 물리적 현상이 모여 하나의 경기를 만들어냅니다. 휠체어컬링은 바로 이런 과학과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스포츠입니다. 선수들은 스톤의 물리적 특성을 이해하고, 얼음 상태를 파악하며, 정확한 투구 기술을 구사해야 합니다. 스위핑 없이 오직 투구 순간의 정확도만으로 승부가 갈리는 휠체어컬링. 한 번의 투구가 경기 승패를 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김태완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PRO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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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완
한국스포츠과학원 장애인 국가대표 스포츠과학지원센터 센터장으로 재직 중이다. 대한민국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스포츠과학 지원과 연구를 총괄하고 있으며, 12년간 국가대표 비장애인 및 휠체어컬링팀을 지원하고 연구해왔다. 또한 휠체어컬링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선수들의 투구 기술 향상 및 경기 전략 수립에 기여하고 있으며, 다양한 연구를 통해 보다 체계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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