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유도인이 공개하는 코칭법

202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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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현빈 선수가 8년 만에 메달을 따면서 시각장애인 유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원유신 국가대표 감독이 공개하는 시각장애인 유도 지도의 비밀을 담았다. 



"시각장애인 유도는 단순히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하는 유도가 아니다.
완전히 다른 감각 체계와 소통 방식, 그리고 특별한 지도법이 필요한 독립적인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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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에 의존하지 않는 유도의 진실

많은 사람이 놓치는 중요한 사실이 있다. 눈이 보이든 보이지 않든, 대부분 유도 선수는 상대의 공격 신호를 몸동작이나 도복에서 전달되는 느낌으로 판단한다.
특히 J1 선수, 즉 전맹에 가까운 시각장애인 선수들은 이런 촉감이 훨씬 발달했다. 적절한 훈련만 받으면 동등한 조건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 문제는 그 훈련이 기존 방식과 완전히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시각장애인 유도 지도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스텝 운동이다. J1 선수들은 중심을 이동하는 방법이 상대에게 쉽게 노출되곤 한다. 또 멀쩡히 서 있다가 갑자기 기술을 거는, 이른바 '대포 유도'를 하는 선수가 많다.
원유신 감독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기술 동작을 수학 공식처럼 외우게 한다. 업어치기의 경우 복잡한 발동작을 "한 번 밀고, 두 번 돌고, 마지막에 넘기고"라는 간단한 구호로 만든다. 눈으로 보고 즉석에서 판단할 수 없기에 몸이 기억할 때까지 반복적으로 자동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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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복 깃으로 상대의 마음을 읽는 기법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왼손잡이와 시합을 치를 때 지속적으로 상대의 오른손을 밀어 왼손을 못 움직이게 만든다. 왼손잡이들은 왼손을 못 움직이게 되면 불안해하며 자꾸 앞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왼손을 못 움직이게 만들어놓으면 발이 나올 것이다"라는 예측을 바탕으로 미리 대응 기술을 준비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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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신 국가대표팀 감독




눈 대신 귀와 손으로 가르치는 법

J1 선수들은 시력으로 받아들이는 정보량이 거의 없어 작은 세부 사항까지 모두 설명해줘야 한다. 영상 분석 과정도 완전히 다르다.
먼저 감독이 상대 선수의 영상을 분석해 문서로 만든다. 시각적 정보를 글로 바꾸는 것이다. 선수가 그 문서를 가까이에서 더듬어 읽은 후, 감독이 구체적인 상황별 대응법을 말로 설명한다. "상대가 발을 이렇게 움직일 때 다리가 이쪽으로 가면 그다음에 이렇게 들어와라"라는 식으로 상황별 대응법을 귀로 입력시킨다.
시각장애인에게 새로운 기술을 가르칠 때는 3단계로 나눠 진행한다. 첫째는 상황 이해, 둘째는 스텝 학습, 셋째는 동작 완성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시각적 시연 대신 촉각적 학습과 언어적 설명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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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세계 수준, 경험은 부족

우리나라 시각장애인 유도의 기술적 수준은 높다. 일본과 가까워 교과서적 유도를 배우기에 기술적으로는 전혀 밀리지 않는다. 하지만 위기 대응 능력과 변칙적인 기술 운용 면에서는 현저히 떨어진다.
비장애인 선수들은 다양한 스타일로 풍부한 경험을 하지만, 시각장애인 선수들은 잡고만 해야 하기에 갑자기 공격이 훅 들어오면 무방비 상태가 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비장애인 유도팀과의 합동 훈련이 필수다.
현재 우리나라 시각장애인 유도는 국내 훈련 환경의 한계로 국외 선수에 대한 대응력이 낮다. 해결 방안은 해외 강자들과의 훈련 경험 확대, 변칙 기술 대응력 강화, 지구전을 위한 체력 강화다.
미래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 전문 체력 트레이너, 영상 분석 전문가, 스포츠 심리학자, 영양 관리 전문가 등 국대 선수뿐 아니라 전국 각 지역의 어린 선수들을 위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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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왼쪽부터) 장애인 유도 국가대표팀·평택시청 장애인 유도팀 원유신 감독, 이정민 국가대표팀 코치, 김현빈 선수, 배효민 국가대표팀 코치



43년간 유도를 해온 원유신 감독이 확신하는 것은 '즐거운 유도'의 힘이다. 제약이 많은 만큼 유도 자체에 대한 애정과 즐거움이 없으면 지속하기 어렵다. 그는 선수가 스스로 문제를 찾고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지도법이라고 믿는다.
시각장애인 유도는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유도의 본질은 시각이 아닌 중심과 균형, 그리고 타이밍에 있다. 중요한 사실은, 다를 뿐 못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유명은
사진 정재환
도움말 원유신(장애인 유도 국가대표팀·평택시청 장애인 유도팀 감독)




PRO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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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신
43년간 유도를 해왔다. 현재 평택시청 장애인 유도팀과 장애인 유도 국가대표팀 감독을 겸임하고 있다. 비장애인 유도에서 시각장애인 유도로 영역을 확장하며 새로운 지도법 개발에 매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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