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pain, No gain(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 스포츠 현장에서 오랫동안 땀방울의 가치를 증명해온 이 격언은 때로 우리를 위험한 오해로 인도합니다. 특히 활기차고 건강한 삶을 위해 생활체육에 참여하는 장애인에게 '통증을 참고 뛰는 것'은 훈장이 아닙니다. 자칫 만성질환이나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져 소중한 운동을 멈추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운동 중 찾아오는 몸의 신호, 우리는 언제 참고 언제 멈춰야 할까요? 재활스포츠 전문가로서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운동 중 통증을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
운동 중 발생하는 통증을 올바르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무작정 아픔을 견디기보다 ‘맥락, 위치, 지속 시간’을 세심하게 살펴야 합니다. 다음 세 가지 요소를 스스로 인지하는 것이 안전한 스포츠 활동의 첫걸음입니다.
맥락: 특정 관절을 꺾거나 특정 동작을 취할 때만 일시적으로 아픈지, 가만히 쉬고 있어도 지속적으로 아픈지 확인해야 합니다.
위치: 근육 전체가 뻐근하게 아픈지, 혹은 관절이나 인대, 힘줄 같은 특정 부위가 날카롭게 아픈지 구별해야 합니다.
지속 시간: 운동이 끝나고 수일 내 사라지는 통증인지, 혹은 일주일 이상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통증인지에 따라 몸 상태는 완전히 다릅니다.
기분 좋은 신호, 참아도 되는 '정상적 운동 반응'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거나 평소보다 강도를 높이면 다음 날 어김없이 찾아오는 통증이 있습니다. 바로 지연성 근육통(Delayed Onset Muscle Soreness, DOMS)입니다. 이는 운동 중 근육세포가 미세하게 손상되었다가 단백질 합성을 통해 더 튼튼하게 회복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생리 반응입니다. 근육이 찢어지거나 찌릿한 느낌이 아니라, 운동한 부위 전체가 '묵직하고 뻐근하게 당기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보통 운동 후 24시간에서 48시간 사이에 가장 심해졌다가 72시간, 3일 이내에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DOMS가 발생했을 때는 통증이 있는 부위의 무리한 웨이트트레이닝은 피하되, 가벼운 유산소운동이나 스트레칭, 수분 섭취를 해주면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근육통이 꼭 있어야 운동이 잘된 것은 아니므로 통증 유무에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경고! 즉시 멈춰야 하는 '위험 신호'
몸이 보내는 강력한 구조 신호를 무시하고 운동을 강행하면 만성질환이나 심각한 조직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운동을 중단해야 합니다.
날카롭고 예리한 통증: 특정 관절이나 힘줄 부위가 '찌릿'하거나 뭔가에 찔린 듯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질 때
비대칭적 통증: 양쪽 모두 쓰는 동작임에도 유독 한쪽 관절이나 근육에만 극심한 통증이 느껴질 때
부종과 열감: 부상 부위가 눈에 띄게 붓거나, 손을 댔을 때 뜨거운 열감이 느껴질 때
전신 연관 신호: 국소 부위의 통증과 함께 두통, 어지럼증, 호흡곤란, 메스꺼움이 동반될 때
특히 휠체어 사용자의 경우 어깨나 손목 등 상지 관절의 '과사용 통증'을 단순 근육통으로 오인해 방치하기 쉽습니다. 관절에서 마찰음이 나고 통증이 있다면 회전근개 손상이나 충돌증후군일 수 있으므로 즉시 멈춰야 합니다. 또 척수장애인의 경우 통증이 느껴지면서 급격한 두통이나 식은땀이 난다면 자율신경반사 이상 신호일 수 있으므로 즉각적인 휴식과 혈압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확인해보세요!
[내 몸을 지키는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
단계
자가 평가 항목
결과 및 대처 방법
운동 전
관절을 움직일 때 찌릿하거나 걸리는 불쾌한 느낌이 있나요?
하나라도 마음에 걸린다면: 운동 강도를 평소의 50% 이하로 낮추거나 무리한 동작을 삼가고,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대체하세요.
피부에 쓸린 상처가 있거나 평소보다 극심한 피로감이 있나요?
운동 중
현재 통증이 '뻐근함'인가요, '날카로운 찌름'인가요?
오른쪽 항목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즉시 운동을 중단하세요. 안정을 취한 뒤 장애 특성에 맞는 안전한 응급처치(RICE 규칙: 휴식, 냉찜질, 압박, 거치)를 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숨이 차는 것 말고도 어지럽거나 두통이 있고 식은땀이 나나요?
운동 후
운동 후 뻐근함이 푹 쉬고 나면 가라앉나요?
이틀이 지나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추가 운동을 전면 중단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담당 지도자 또는 전문의와 상의해 운동 강도와 방법을 재조정하세요.
운동 후 이틀(48시간)이 지났을 때 통증이 처음보다 줄어들었나요?
소통의 장벽을 넘어 모두가 건강해지는 그날까지
스포츠 현장에서 수어로 운동을 지도하다 보면 유독 마음이 아려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농아인 참여자들이 몸의 통증이나 이상 신호를 적절한 언어로 표현하지 못해 꾹 참고 운동하다 결국 부상을 키운 뒤에야 저를 찾기 때문입니다. “아프면 참지 말고 수어로 바로 표현해달라”고 당부할 때, 저는 소통의 장벽이 건강의 장벽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마음 깊이 다짐하곤 합니다. 신체 조건이나 사용하는 언어는 다를지언정, 우리 몸이 보내는 ‘통증’이라는 신호 체계는 동일합니다. 내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 귀 기울이고 제때 멈출 줄 아는 것은 결코 중도 포기나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진정한 스포츠 정신은 무조건 참는 맹목적 인내가 아니라, 내 몸의 신호를 정확히 인지하고 다치지 않도록 조절하는 ‘지혜’에서 나옵니다. 오늘도 장벽 없는 스포츠 현장에서 온몸의 감각을 깨우며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스포츠 라이프를 즐기실 여러분을 뜨겁게 응원합니다!
글 권태혁(부천대학교 재활스포츠과 겸임교수·운동 처방 전문가)
PROFILE
권태혁 부천대학교 재활스포츠과 겸임교수이자 맞춤형 운동 처방 전문 센터 ‘핏라이프’ 대표다. 현장에서 쌓은 실무 경험과 체육학 연구를 바탕으로 다수의 공공기관에서 헬스케어, 근골격계 질환 예방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수어가 가능한 운동 전문가로서, 소외되는 이 없이 누구나 자신의 몸을 올바르게 돌보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실천적 운동 지도를 이어가고 있다.
내 몸의 신호를 마주하는 지혜
"No pain, No gain(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 스포츠 현장에서 오랫동안 땀방울의 가치를 증명해온 이 격언은 때로 우리를 위험한 오해로 인도합니다. 특히 활기차고 건강한 삶을 위해 생활체육에 참여하는 장애인에게 '통증을 참고 뛰는 것'은 훈장이 아닙니다. 자칫 만성질환이나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져 소중한 운동을 멈추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운동 중 찾아오는 몸의 신호, 우리는 언제 참고 언제 멈춰야 할까요? 재활스포츠 전문가로서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운동 중 통증을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
운동 중 발생하는 통증을 올바르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무작정 아픔을 견디기보다 ‘맥락, 위치, 지속 시간’을 세심하게 살펴야 합니다. 다음 세 가지 요소를 스스로 인지하는 것이 안전한 스포츠 활동의 첫걸음입니다.
기분 좋은 신호, 참아도 되는 '정상적 운동 반응'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거나 평소보다 강도를 높이면 다음 날 어김없이 찾아오는 통증이 있습니다. 바로 지연성 근육통(Delayed Onset Muscle Soreness, DOMS)입니다. 이는 운동 중 근육세포가 미세하게 손상되었다가 단백질 합성을 통해 더 튼튼하게 회복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생리 반응입니다.
근육이 찢어지거나 찌릿한 느낌이 아니라, 운동한 부위 전체가 '묵직하고 뻐근하게 당기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보통 운동 후 24시간에서 48시간 사이에 가장 심해졌다가 72시간, 3일 이내에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DOMS가 발생했을 때는 통증이 있는 부위의 무리한 웨이트트레이닝은 피하되, 가벼운 유산소운동이나 스트레칭, 수분 섭취를 해주면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근육통이 꼭 있어야 운동이 잘된 것은 아니므로 통증 유무에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경고! 즉시 멈춰야 하는 '위험 신호'
몸이 보내는 강력한 구조 신호를 무시하고 운동을 강행하면 만성질환이나 심각한 조직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운동을 중단해야 합니다.
특히 휠체어 사용자의 경우 어깨나 손목 등 상지 관절의 '과사용 통증'을 단순 근육통으로 오인해 방치하기 쉽습니다. 관절에서 마찰음이 나고 통증이 있다면 회전근개 손상이나 충돌증후군일 수 있으므로 즉시 멈춰야 합니다. 또 척수장애인의 경우 통증이 느껴지면서 급격한 두통이나 식은땀이 난다면 자율신경반사 이상 신호일 수 있으므로 즉각적인 휴식과 혈압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확인해보세요!
[내 몸을 지키는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
운동 강도를 평소의 50% 이하로 낮추거나 무리한 동작을 삼가고,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대체하세요.
안정을 취한 뒤 장애 특성에 맞는 안전한 응급처치(RICE 규칙: 휴식, 냉찜질, 압박, 거치)를 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추가 운동을 전면 중단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담당 지도자 또는 전문의와 상의해 운동 강도와 방법을 재조정하세요.
소통의 장벽을 넘어 모두가 건강해지는 그날까지
스포츠 현장에서 수어로 운동을 지도하다 보면 유독 마음이 아려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농아인 참여자들이 몸의 통증이나 이상 신호를 적절한 언어로 표현하지 못해 꾹 참고 운동하다 결국 부상을 키운 뒤에야 저를 찾기 때문입니다. “아프면 참지 말고 수어로 바로 표현해달라”고 당부할 때, 저는 소통의 장벽이 건강의 장벽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마음 깊이 다짐하곤 합니다. 신체 조건이나 사용하는 언어는 다를지언정, 우리 몸이 보내는 ‘통증’이라는 신호 체계는 동일합니다. 내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 귀 기울이고 제때 멈출 줄 아는 것은 결코 중도 포기나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진정한 스포츠 정신은 무조건 참는 맹목적 인내가 아니라, 내 몸의 신호를 정확히 인지하고 다치지 않도록 조절하는 ‘지혜’에서 나옵니다. 오늘도 장벽 없는 스포츠 현장에서 온몸의 감각을 깨우며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스포츠 라이프를 즐기실 여러분을 뜨겁게 응원합니다!
글 권태혁(부천대학교 재활스포츠과 겸임교수·운동 처방 전문가)
PROFILE
권태혁
부천대학교 재활스포츠과 겸임교수이자 맞춤형 운동 처방 전문 센터 ‘핏라이프’ 대표다. 현장에서 쌓은 실무 경험과 체육학 연구를 바탕으로 다수의 공공기관에서 헬스케어, 근골격계 질환 예방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수어가 가능한 운동 전문가로서, 소외되는 이 없이 누구나 자신의 몸을 올바르게 돌보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실천적 운동 지도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