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선수가 멋지게 턴할 때, 몸의 중심은 자연스럽게 한쪽으로 이동합니다. 배드민턴 선수가 저만치 떨어지는 셔틀콕을 받기 위해 발을 내디딜 때도 중심은 크게 흔들리며 움직이죠. 휠체어펜싱 선수가 상대를 향해 칼끝을 뻗는 순간, 앉아 있는 상태에서도 몸의 중심은 앞으로 쏠립니다. 전혀 달라 보이는 3개의 스포츠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원하는 대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중심을 잘 잡고 이동하는 능력’이 필수라는 것입니다.
균형이 좋다는 건 ‘가만히 멈춰 있는 것’일까요?
‘균형 감각이 좋다’고 하면 한 발로 오래 서 있거나 몸이 흔들리지 않고 고정된 모습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스포츠와 일상적 움직임에서는 가만히 멈춰 있을 때보다 몸을 움직이는 순간이 훨씬 많습니다. 우리 몸은 세 가지 정보 시스템을 동원해 지금 내 몸이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합니다.
1. 시각: 눈으로 보는 주변 정보 2. 고유 수용성 감각: 눈으로 보지 않아도 손과 발이 어느 위치에 있고 얼마나 기울었는지 스스로 느껴 뇌로 전달하는 '내 몸 안의 내비게이션' 3. 촉각 및 압력 감각: 발바닥이나 엉덩이처럼 바닥(지지면)에 닿아 있는 곳에서 느끼는 무게감
몸을 움직이면 중심도 함께 움직입니다. 특히 한쪽 팔이나 다리의 근력 감각이 반대쪽과 다른 편측 장애 선수는 오랜 시간 자신에게 편하고 익숙한 방식으로 움직여왔습니다. 따라서 편측 장애인을 위한 밸런스 훈련을 ‘좌우를 무조건 똑같이 맞추는 운동’으로 오해하면 안 됩니다. 중심을 느끼고 → 필요한 곳으로 옮기고 → 체중을 잘 받아낸 뒤 → 다시 다음 움직임을 준비하는 과정 자체를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STEP 1 내 안의 중심을 가만히 느껴보세요
운동 명칭ㅣ로그롤(Log Roll)
① 천장을 보고 편안하게 눕습니다.
② 시선과 머리를 원하는 방향으로 천천히 돌립니다.
③ 몸통(코어)에 가볍게 힘을 주며 어깨와 골반이 함께 움직이도록 옆으로 구릅니다.
④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잠시 멈춥니다.
⑤ 다시 처음 자세로 돌아온 뒤, 반대 방향으로 반복합니다.
* 핵심 포인트: “나는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 때 더 편할까?” 횟수를 채우는 것보다 좌우의 감각 차이를 비교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오른쪽으로 구를 때는 편한데, 왼쪽으로 갈 때는 몸통이 잘 따라오지 않거나 특정 팔다리에만 억지로 힘을 주고 있지 않은지 체크해보세요.
* 유의 사항: 편마비가 있다면 마비 측(힘이 약하거나 감각이 둔한 쪽) 팔이 몸 밑에 깔리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특히 어깨 통증이 있거나 불안정하다면 팔을 억지로 잡아당겨 몸을 돌리면 안 됩니다. 상지(팔·어깨)나 하지(다리·골반)장애가 있더라도 팔다리 힘으로만 억지로 구르기보다는 가능한 범위 안에서 몸통과 골반이 움직이는 느낌에 집중해보세요.
STEP 2 이동한 몸이 다시 돌아오는 순간에 집중하세요
운동 명칭ㅣ머메이드(Mermaid) 변형
① 의자나 휠체어에 편안한 자세로 앉습니다.
② 양쪽 엉덩이가 의자에 닿아 누르는 느낌을 확인합니다.
③ 몸통을 한쪽으로 천천히 기울입니다.
④ 2~3초간 멈춘 뒤 다시 가운데로 돌아옵니다.
⑤ 반대 방향으로 동일하게 반복합니다.
* 핵심 포인트: “중심이 움직였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느껴지나요?” 앉은 자세에서는 양쪽 엉덩이가 나를 지탱하는 새로운 '발' 역할을 합니다. 몸을 옆으로 많이 기울이는 것보다, 기울였던 몸이 다시 한가운데로 돌아오는 순간 양쪽 엉덩이에 전달되는 무게감(압력)의 차이를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 유의 사항: 휠체어 사용자는 반드시 브레이크를 잠근 상태에서 진행해야 합니다. 몸통 조절이 어렵다면 한 손으로 의자나 휠체어 손잡이를 잡고 안전한 범위 내에서만 움직입니다.(휠체어펜싱 선수가 상대를 향해 상체를 뻗어 공격한 뒤 빠르게 원위치로 돌아오는 동작이 이 원리입니다)
STEP 3 두 다리가 받아내는 무게감을 느껴보세요
운동 명칭ㅣ스쿼트(Squat)
① 양발을 편안한 간격으로 벌리고 바르게 섭니다.
② 발바닥이 어느 부위에 체중이 실리는지 느껴봅니다.
③ 엉덩이를 뒤로 살짝 빼면서 무릎을 천천히 굽힙니다.
④ 가능한 깊이에서 잠시 멈춰 어느 쪽 다리에 체중이 더 실리는지 확인합니다.
⑤ 발바닥으로 바닥을 지그시 밀어내는 느낌으로 일어섭니다.
* 핵심 포인트: “내가 움직일 때 어느 다리가 무게를 더 많이 지탱하나요?” 스쿼트할 때 얼마나 깊이 앉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체가 몸의 무게를 어떻게 받아내고 다스리는지 체감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 유의 사항: 편마비가 있다면 건강한 쪽으로만 무게중심이 쏠리거나 골반이 한쪽으로 빠지지 않는지 살펴봅니다. 하지 절단 선수는 절단 부위와 특성에 따라 지탱 방식이 다르므로 억지로 50 대 50 완벽한 대칭을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균형 잡기가 불안하다면 벽, 바(bar), 의자를 잡고 진행합니다.
STEP 4 어디로 움직이든 다시 돌아오는 힘
운동 명칭ㅣ워리어 2(Warrior 2) 변형 중심을 한쪽으로 이동한 후 돌아오는 운동입니다. 골반과 몸통이 이동하는 중심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조절하는지가 중요합니다.
① 양발이 안정감을 느낄 만큼 넓게 벌립니다.
② 한쪽 무릎을 천천히 굽히며 그 방향으로 중심을 이동시킵니다.
③ 상체를 바르게 세운 상태에서 2~3초간 유지합니다.
④ 굽힌 무릎을 펴면서 다시 가운데로 돌아옵니다.
⑤ 가능한 경우 반대쪽도 동일하게 실시합니다.
* 핵심 포인트: “중심을 이동한 뒤 내가 원하는 위치로 돌아올 수 있나요?” 이동하는 중심을 골반과 몸통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 유의 사항: 편마비의 경우 마비 측 무릎과 발목이 잘 지탱해주는지 확인하고 하지장애가 있다면 기능 상태에 맞게 발 간격과 이동 범위를 조절합니다. 상지장애의 경우 팔의 좌우 모양을 똑같이 만들려고 애쓰지 말고, 벽이나 바를 잡고 몸통 중심 이동에만 집중해보세요.
균형은 ‘정지된 점’이 아니라 ‘흐르는 움직임’입니다
스노보드 선수가 턴을 돌 때도 중심은 계속 움직입니다. 중요한 것은 한가운데 고정되어 멈춰 선 것이 아니라 필요한 곳으로 중심을 보내고 다음 동작을 위해 다시 돌아오는 능력입니다. 배드민턴의 셔틀콕을 향한 신속한 이동, 펜싱의 공격 후 방어 자세 복귀 등 종목도 장애 유형도 다르지만 중심을 느끼고, 이동하고, 다시 다스리는 원리는 같습니다. 좋은 밸런스란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몸’이 아닙니다. 어느 방향으로 흔들리고 움직이더라도 다시 나만의 중심을 찾아 돌아올 수 있는 유연한 몸. 이것이 편측 장애인스포츠와 일상에서 길러야 할 밸런스입니다.
※ 장애 유형과 개인의 기능 수준에 따라 운동 범위와 방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만약 통증이 발생하거나 자세 유지가 어렵다면 전문 트레이너나 치료사의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글·사진 이주영(대한장애인체육회 훈련지원부 스포츠의학팀 대리) 사진 모델 스노보드 이제혁 선수
PROFILE
이주영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 개원부터 16년간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다. 선수들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몸과 움직임을 살피며, 더 건강하게 운동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돕는 물리치료사다.
편측 장애인을 위한 4단계 밸런스 운동
스노보드 선수가 멋지게 턴할 때, 몸의 중심은 자연스럽게 한쪽으로 이동합니다. 배드민턴 선수가 저만치 떨어지는 셔틀콕을 받기 위해 발을 내디딜 때도 중심은 크게 흔들리며 움직이죠. 휠체어펜싱 선수가 상대를 향해 칼끝을 뻗는 순간, 앉아 있는 상태에서도 몸의 중심은 앞으로 쏠립니다. 전혀 달라 보이는 3개의 스포츠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원하는 대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중심을 잘 잡고 이동하는 능력’이 필수라는 것입니다.
균형이 좋다는 건 ‘가만히 멈춰 있는 것’일까요?
‘균형 감각이 좋다’고 하면 한 발로 오래 서 있거나 몸이 흔들리지 않고 고정된 모습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스포츠와 일상적 움직임에서는 가만히 멈춰 있을 때보다 몸을 움직이는 순간이 훨씬 많습니다. 우리 몸은 세 가지 정보 시스템을 동원해 지금 내 몸이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합니다.
1. 시각: 눈으로 보는 주변 정보
2. 고유 수용성 감각: 눈으로 보지 않아도 손과 발이 어느 위치에 있고 얼마나 기울었는지 스스로 느껴 뇌로 전달하는 '내 몸 안의 내비게이션'
3. 촉각 및 압력 감각: 발바닥이나 엉덩이처럼 바닥(지지면)에 닿아 있는 곳에서 느끼는 무게감
몸을 움직이면 중심도 함께 움직입니다. 특히 한쪽 팔이나 다리의 근력 감각이 반대쪽과 다른 편측 장애 선수는 오랜 시간 자신에게 편하고 익숙한 방식으로 움직여왔습니다. 따라서 편측 장애인을 위한 밸런스 훈련을 ‘좌우를 무조건 똑같이 맞추는 운동’으로 오해하면 안 됩니다. 중심을 느끼고 → 필요한 곳으로 옮기고 → 체중을 잘 받아낸 뒤 → 다시 다음 움직임을 준비하는 과정 자체를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STEP 1 내 안의 중심을 가만히 느껴보세요
운동 명칭ㅣ로그롤(Log Roll)
* 핵심 포인트: “나는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 때 더 편할까?”
횟수를 채우는 것보다 좌우의 감각 차이를 비교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오른쪽으로 구를 때는 편한데, 왼쪽으로 갈 때는 몸통이 잘 따라오지 않거나 특정 팔다리에만 억지로 힘을 주고 있지 않은지 체크해보세요.
* 유의 사항: 편마비가 있다면 마비 측(힘이 약하거나 감각이 둔한 쪽) 팔이 몸 밑에 깔리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특히 어깨 통증이 있거나 불안정하다면 팔을 억지로 잡아당겨 몸을 돌리면 안 됩니다. 상지(팔·어깨)나 하지(다리·골반)장애가 있더라도 팔다리 힘으로만 억지로 구르기보다는 가능한 범위 안에서 몸통과 골반이 움직이는 느낌에 집중해보세요.
STEP 2 이동한 몸이 다시 돌아오는 순간에 집중하세요
운동 명칭ㅣ머메이드(Mermaid) 변형
* 핵심 포인트: “중심이 움직였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느껴지나요?”
앉은 자세에서는 양쪽 엉덩이가 나를 지탱하는 새로운 '발' 역할을 합니다. 몸을 옆으로 많이 기울이는 것보다, 기울였던 몸이 다시 한가운데로 돌아오는 순간 양쪽 엉덩이에 전달되는 무게감(압력)의 차이를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 유의 사항: 휠체어 사용자는 반드시 브레이크를 잠근 상태에서 진행해야 합니다. 몸통 조절이 어렵다면 한 손으로 의자나 휠체어 손잡이를 잡고 안전한 범위 내에서만 움직입니다.(휠체어펜싱 선수가 상대를 향해 상체를 뻗어 공격한 뒤 빠르게 원위치로 돌아오는 동작이 이 원리입니다)
STEP 3 두 다리가 받아내는 무게감을 느껴보세요
운동 명칭ㅣ스쿼트(Squat)
* 핵심 포인트: “내가 움직일 때 어느 다리가 무게를 더 많이 지탱하나요?”
스쿼트할 때 얼마나 깊이 앉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체가 몸의 무게를 어떻게 받아내고 다스리는지 체감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 유의 사항: 편마비가 있다면 건강한 쪽으로만 무게중심이 쏠리거나 골반이 한쪽으로 빠지지 않는지 살펴봅니다. 하지 절단 선수는 절단 부위와 특성에 따라 지탱 방식이 다르므로 억지로 50 대 50 완벽한 대칭을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균형 잡기가 불안하다면 벽, 바(bar), 의자를 잡고 진행합니다.
STEP 4 어디로 움직이든 다시 돌아오는 힘
운동 명칭ㅣ워리어 2(Warrior 2) 변형
중심을 한쪽으로 이동한 후 돌아오는 운동입니다. 골반과 몸통이 이동하는 중심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조절하는지가 중요합니다.
* 핵심 포인트: “중심을 이동한 뒤 내가 원하는 위치로 돌아올 수 있나요?”
이동하는 중심을 골반과 몸통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 유의 사항: 편마비의 경우 마비 측 무릎과 발목이 잘 지탱해주는지 확인하고 하지장애가 있다면 기능 상태에 맞게 발 간격과 이동 범위를 조절합니다. 상지장애의 경우 팔의 좌우 모양을 똑같이 만들려고 애쓰지 말고, 벽이나 바를 잡고 몸통 중심 이동에만 집중해보세요.
균형은 ‘정지된 점’이 아니라 ‘흐르는 움직임’입니다
스노보드 선수가 턴을 돌 때도 중심은 계속 움직입니다. 중요한 것은 한가운데 고정되어 멈춰 선 것이 아니라 필요한 곳으로 중심을 보내고 다음 동작을 위해 다시 돌아오는 능력입니다. 배드민턴의 셔틀콕을 향한 신속한 이동, 펜싱의 공격 후 방어 자세 복귀 등 종목도 장애 유형도 다르지만 중심을 느끼고, 이동하고, 다시 다스리는 원리는 같습니다. 좋은 밸런스란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몸’이 아닙니다. 어느 방향으로 흔들리고 움직이더라도 다시 나만의 중심을 찾아 돌아올 수 있는 유연한 몸. 이것이 편측 장애인스포츠와 일상에서 길러야 할 밸런스입니다.
※ 장애 유형과 개인의 기능 수준에 따라 운동 범위와 방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만약 통증이 발생하거나 자세 유지가 어렵다면 전문 트레이너나 치료사의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글·사진 이주영(대한장애인체육회 훈련지원부 스포츠의학팀 대리)
사진 모델 스노보드 이제혁 선수
PROFILE
이주영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 개원부터 16년간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다. 선수들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몸과 움직임을 살피며, 더 건강하게 운동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돕는 물리치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