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단 관리를 병행해야 운동 효과가 배가 된다. 운동을 전문으로 하는 선수에게는 영양이 ‘스포츠 과학’의 한 분야다. 특히 신체적 특성으로 보다 정밀한 관리가 필요한 장애인 선수에게는 운동을 잘하는 기능적 테크닉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영양 섭취’다.
라면 소녀는 없었다
이천선수촌에서 식사를 준비하는
선수단 모습
운동선수에게 신체적 퍼포먼스, 즉 능력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서는 아무래도 먹는 게 가장 중요하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
임에서 육상 3관왕을 차지하며 국민적 영웅이 된 임춘애 선수
는 당시 너무 가난해 라면만 먹었다고 한 인터뷰 기사가 보도
되며 일명 ‘라면 소녀’로 불렸다. 그러나 이는 전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실제로 임 선수도 나중에 이 내용을 부인했다. 가
정 형편이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아무리 1980년대라 해
도 운동선수가 라면만 먹으면서 극한 훈련을 이겨내고 아시안
게임에서 메달을 딴다는 건 불가능하다. 당시 라면만 먹었다는
‘오보’에 온 국민이 감동해 그녀를 물심양면으로 응원했지만,
운동선수에게 스포츠 영양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모르던 시절
의 해프닝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드러난 영양 교육 부족 실태
코로나19 팬데믹은 경기력 향상을 위해 합숙 훈련이 필수인 운
동선수에게도 새로운 현상을 불러일으켰다. 선수촌 입촌 지연
및 훈련 중단으로 종목별 선수들의 신체 구성 관리에 어려움이
따른 것이다. 과학적 영양 섭취 정보 교육의 필요성이 인식되어
비대면 지원으로 홈 트레이닝과 심리 지원을 실시했으나 영양
섭취와 관련한 교육은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천선수촌에서는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던 지난 2020년 ‘국가대표 체력 및 체구성 관리를 위한 영양 섭취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응답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운동 전·중· 후 식사, 간식, 음료 등 다양한
형태의 영양을 섭취했으나 “물 이외에 섭취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응답자가 40% 이상이었다. 개개인의 심리적 특성이 있겠
지만, 선수들의 체력 유지 및 회복을 위해 일종의 표준을 제시
하는 영양 섭취 교육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였다./span>
운동 전·중·후 영양 섭취는 필수
설문 조사에서 체력 저하 시 50% 이상이 추가 영양 섭취를 고
려하지 않으며, 운동 후 회복이 지연되는 이유에 대해 “잘 모르
겠다”고 말한 이도 비중(32%)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이는 영
양학적 교육뿐 아니라 생리적· 심리적으로 다학제적 지원이 필
요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응답자의 50%가 영양 정보에 대
한 교육을 접하지 못했고, “영양에 대한 기본 정보가 전혀 없다”
고 말한 이가 51.9%인 것으로 보아 과학적 영양 교육이 필요함
을 알 수 있다. 또 고강도 훈련으로 인한 피로감 상승과 이에 따
른 충분한 휴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력 저하 시점에서
영양 관리와 피로 해소를 위한 컨디션 조절도 영양 섭취와 직
결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운동을 할 때는 전문 선수가 아니더
라도 운동 전 섭취만큼 운동 후 회복을 위한 적절한 영양 공급
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운동 전·중· 후 체력 유지와 신경 근
피로 해소에 도움을 받기 위해 운동하기 전에는 에너지 전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탄수화물, 그리고 중간에는 원활한 혈액순환과 땀 배출에 도움 되는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운동이 끝난 후
에는 자신의 체중과 소화 특성에 맞춘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
장애인 국가대표 훈련 시설인 이천선수촌에서는 스포츠 영양의 중요성을 인식해 식단 관리를 하고 있다.
장애 유형별 필요한 세심한 영양 교육
종목별 그리고 장애 유형별 대사 기능 차이를 고려한 영양 섭
취가 필요하고, 이에 따른 교육도 실시해야 한다. 뇌성마비, 후
천성 뇌 변형 선수를 위한 영양 섭취, 절단장애 선수의 영양 섭
취, 시각 및 청각장애 선수의 영양 섭취, 지적장애 그리고 기타
장애 선수의 영양 섭취에도 개별 맞춤이 이루어져야 한다. 장
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은 70% 이상이 비타민 또는 미네랄을 별
도로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이에 대한 세부 기능(과
다 및 부족 현상) 정보 교육도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체중
증량보다 감량하는 데 어려움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체력
저하 시 영양 관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개인의 경험에
의존해 일반적으로 ‘몸에 좋은 것’을 먹는 경향이 있다. 대체로
체력 유지를 위해 보양식과 인삼 종류를 섭취하는데, 이는 개인
의 호불호가 있는 만큼 선수들에게 보양식의 종류에 따른 기본
영양 정보를 포함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줄 필요가 있다. 장애인 선수들은 신체 유형에 따라 기초대사량과 운동 기능이 제각각이라 음식도 다르게 하는 것이 좋다. 패럴림픽대회 참가 선수들을 대상으로 스포츠 영양을 연구하는 엘리자베스 브로 드(Elizabeth Broad) 박사는 미국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 선임 스포츠 영양 관리사로 근무 중이며, <패럴림픽 선수를 위한 스 포츠 영양> 이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약 25년간 스포츠 영 양 관리사로서 호주, 영국 그리고 미국에서 스포츠 입문 선수부 터 엘리트 선수까지 영양 관리를 담당해왔다. 장애 유형별 신체 구성, 보충제와 관련해 실질적 스포츠 영양을 연구해온 브로드 박사는 스포츠 영양이 전반적 건강 및 웰빙은 물론 전문 스포 츠의 기본 요소임을 강조하고, 패럴림픽대회 선수들에게는 영 양이 스포츠 과학에서 나아가 의학적 차원에서 다뤄야 할, 선수 의 경기력을 좌우하는 필수 요소라고 주장한다. 궁극적으로 자 신의 스포츠 종목에서 정상에 오르고 싶다면 가용한 모든 자원 을 활용해야 한다. 여기에 영양이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히 크다 는 인식 아래 영양 관리와 섭취를 제대로 함으로써 멋진 선수 생활을 유지하고, 은퇴 이후에도 건강한 삶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야 할 것이다.
식단 관리를 병행해야 운동 효과가 배가 된다.
운동을 전문으로 하는 선수에게는 영양이 ‘스포츠 과학’의 한 분야다. 특히 신체적 특성으로 보다 정밀한 관리가 필요한 장애인 선수에게는 운동을 잘하는 기능적 테크닉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영양 섭취’다.
라면 소녀는 없었다
이천선수촌에서 식사를 준비하는 선수단 모습
운동선수에게 신체적 퍼포먼스, 즉 능력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서는 아무래도 먹는 게 가장 중요하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 임에서 육상 3관왕을 차지하며 국민적 영웅이 된 임춘애 선수 는 당시 너무 가난해 라면만 먹었다고 한 인터뷰 기사가 보도 되며 일명 ‘라면 소녀’로 불렸다. 그러나 이는 전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실제로 임 선수도 나중에 이 내용을 부인했다. 가 정 형편이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아무리 1980년대라 해 도 운동선수가 라면만 먹으면서 극한 훈련을 이겨내고 아시안 게임에서 메달을 딴다는 건 불가능하다. 당시 라면만 먹었다는 ‘오보’에 온 국민이 감동해 그녀를 물심양면으로 응원했지만, 운동선수에게 스포츠 영양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모르던 시절 의 해프닝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드러난 영양 교육 부족 실태
코로나19 팬데믹은 경기력 향상을 위해 합숙 훈련이 필수인 운 동선수에게도 새로운 현상을 불러일으켰다. 선수촌 입촌 지연 및 훈련 중단으로 종목별 선수들의 신체 구성 관리에 어려움이 따른 것이다. 과학적 영양 섭취 정보 교육의 필요성이 인식되어 비대면 지원으로 홈 트레이닝과 심리 지원을 실시했으나 영양 섭취와 관련한 교육은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천선수촌에서는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던 지난 2020년 ‘국가대표 체력 및 체구성 관리를 위한 영양 섭취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응답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운동 전·중· 후 식사, 간식, 음료 등 다양한 형태의 영양을 섭취했으나 “물 이외에 섭취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응답자가 40% 이상이었다. 개개인의 심리적 특성이 있겠 지만, 선수들의 체력 유지 및 회복을 위해 일종의 표준을 제시 하는 영양 섭취 교육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였다./span>
운동 전·중·후 영양 섭취는 필수
설문 조사에서 체력 저하 시 50% 이상이 추가 영양 섭취를 고 려하지 않으며, 운동 후 회복이 지연되는 이유에 대해 “잘 모르 겠다”고 말한 이도 비중(32%)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이는 영 양학적 교육뿐 아니라 생리적· 심리적으로 다학제적 지원이 필 요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응답자의 50%가 영양 정보에 대 한 교육을 접하지 못했고, “영양에 대한 기본 정보가 전혀 없다” 고 말한 이가 51.9%인 것으로 보아 과학적 영양 교육이 필요함 을 알 수 있다. 또 고강도 훈련으로 인한 피로감 상승과 이에 따 른 충분한 휴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력 저하 시점에서 영양 관리와 피로 해소를 위한 컨디션 조절도 영양 섭취와 직 결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운동을 할 때는 전문 선수가 아니더 라도 운동 전 섭취만큼 운동 후 회복을 위한 적절한 영양 공급 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운동 전·중· 후 체력 유지와 신경 근 피로 해소에 도움을 받기 위해 운동하기 전에는 에너지 전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탄수화물, 그리고 중간에는 원활한 혈액순환과 땀 배출에 도움 되는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운동이 끝난 후 에는 자신의 체중과 소화 특성에 맞춘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
장애인 국가대표 훈련 시설인 이천선수촌에서는 스포츠 영양의 중요성을 인식해 식단 관리를 하고 있다.
장애 유형별 필요한 세심한 영양 교육
종목별 그리고 장애 유형별 대사 기능 차이를 고려한 영양 섭 취가 필요하고, 이에 따른 교육도 실시해야 한다. 뇌성마비, 후 천성 뇌 변형 선수를 위한 영양 섭취, 절단장애 선수의 영양 섭 취, 시각 및 청각장애 선수의 영양 섭취, 지적장애 그리고 기타 장애 선수의 영양 섭취에도 개별 맞춤이 이루어져야 한다. 장 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은 70% 이상이 비타민 또는 미네랄을 별 도로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이에 대한 세부 기능(과 다 및 부족 현상) 정보 교육도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체중 증량보다 감량하는 데 어려움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체력 저하 시 영양 관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개인의 경험에 의존해 일반적으로 ‘몸에 좋은 것’을 먹는 경향이 있다. 대체로 체력 유지를 위해 보양식과 인삼 종류를 섭취하는데, 이는 개인 의 호불호가 있는 만큼 선수들에게 보양식의 종류에 따른 기본 영양 정보를 포함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줄 필요가 있다.
장애인 선수들은 신체 유형에 따라 기초대사량과 운동 기능이 제각각이라 음식도 다르게 하는 것이 좋다. 패럴림픽대회 참가 선수들을 대상으로 스포츠 영양을 연구하는 엘리자베스 브로 드(Elizabeth Broad) 박사는 미국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 선임 스포츠 영양 관리사로 근무 중이며, <패럴림픽 선수를 위한 스 포츠 영양> 이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약 25년간 스포츠 영 양 관리사로서 호주, 영국 그리고 미국에서 스포츠 입문 선수부 터 엘리트 선수까지 영양 관리를 담당해왔다. 장애 유형별 신체 구성, 보충제와 관련해 실질적 스포츠 영양을 연구해온 브로드 박사는 스포츠 영양이 전반적 건강 및 웰빙은 물론 전문 스포 츠의 기본 요소임을 강조하고, 패럴림픽대회 선수들에게는 영 양이 스포츠 과학에서 나아가 의학적 차원에서 다뤄야 할, 선수 의 경기력을 좌우하는 필수 요소라고 주장한다. 궁극적으로 자 신의 스포츠 종목에서 정상에 오르고 싶다면 가용한 모든 자원 을 활용해야 한다. 여기에 영양이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히 크다 는 인식 아래 영양 관리와 섭취를 제대로 함으로써 멋진 선수 생활을 유지하고, 은퇴 이후에도 건강한 삶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야 할 것이다.
글 이현옥(대한장애인체육회 홍보협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