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통해 다른 세상을 보는 나

20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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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듯하게 줄지어 선 자동차,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정돈된 침대, 정갈한 테이블 세팅, 그리고 손바닥을 펼쳐 하늘을 바라보는 너.
준태는 자폐성 장애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말합니다.
"분명 특별한 재능이 있을 거예요. 엄마가 잘 찾아줘야죠."
자폐성 장애는 서번트증후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자폐성 장애인 대부분은 의사소통이 어려운 데다 일상을 살아가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준태에게는 자신만의 세상이 있습니다. 그 세상 밖으로 한 걸음 나온다는 건 참 더디고, 또 용기가 필요합니다.




욕심이라는 그늘을 거두고 마주한 아이의 행복

요즘은 미디어를 통해 장애인의 이야기를 자주 접합니다. 예전처럼 어둡고 안타까운 모습만이 아니라 밝고 희망적인 모습이 소개되는 것을 보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방영된 뒤에는 주변에서 우리 아이도 제2의 우영우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미디어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새삼 느끼곤 합니다. 저 역시 오랫동안 믿고 싶었습니다. 내가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는 준태가 말을 잘하고, 혼자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그래서 수영, 배드민턴, 볼링, 피아노 등 안 해 본 것이 없을 만큼 아이에게 많은 것을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어쩌면 아이의 장애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엄마의 욕심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준태의 행복보다 나의 기대를 앞세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미안함과 후회가 밀려옵니다. 지난 시간 우리 가족은 '나' 없는 삶을 살아온 것 같습니다. ‘준태는 행복했을까?’, ‘작은 아이는 행복했을까?’, ‘아이들은 내가 엄마여서 행복했을까?’ 수없이 되뇌며 반성했습니다.




이웃이 보여준 또 다른 세상

조금씩 욕심을 내려놓으니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준태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고마운 이웃이었습니다.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준태의 재능을 알아보고 기계 조립을 가르쳐주신 선생님 덕분에 여러 대회에서 좋은 성적도 거두었고, 컴퓨터 자격증을 취득하는 기쁨도 누렸습니다. 세상에 우리 둘뿐인 줄 알았는데, 우리를 품어주고 함께 걸어주는 또 다른 세상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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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태는 지금도 혼자서는 세상 밖으로 나가지 못합니다. 뇌전증으로 쓰러져 입원하는 일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제는 세상이 두렵지 않습니다.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거창하거나 화려하지 않습니다. 혼자 라면을 끓여 먹고, 설거지하고, 가족을 기다리고, 눈 맞추며 손을 잡는 것. 그렇게 평범한 일상 속 작은 행복을 하나씩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큰 꿈입니다.

아이가 세상의 중심이 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다만 세상 한가운데에서 사람들과 함께 웃으며 살아가는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언제나 우리 가족을 응원하며 함께해주시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예전의 저는 장애아의 부모라는 이유로 억울한 마음과 분노 속에서 살았습니다. 하지만 준태를 키우며 사랑과 인내, 그리고 배려를 배웠습니다. 무엇보다 준태 덕분에 이전에는 보지 못하던 따뜻한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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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 준태야,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너를 엄마는 언제나 믿고 응원한다. 네가 걸어가는 길마다 함께 손잡아줄 따뜻한 사람들이 늘 곁에 있기를 바란다. 네 삶의 동반자가 될 수 있어 행복하고 감사하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동생 하늘이는 언제나 네 편이란다.






글・사진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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