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 수 있는 것들

2025-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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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수영이나 필라테스 같은 운동을 할 수 있을까?'
6년 전 사고를 당해 휠체어를 타면서 인생 제2막이 시작되었다. 하지마비가 된 나는 상체 근력이라도 좋아야 일상생활이 조금이라도 편해질 것 같아 재활 병원에서 꽤 열심히 재활 운동을 했다. 로봇 치료, 물리치료, 작업 치료, 전기 치료, 코끼리 자전거 타기 같은 운동을 하다 보니 몸 상태가 조금씩 회복되는 듯했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매일 운동했지만, 퇴원하고 나서는 운동할 시간적・정신적 여유가 나지 않았다. 두 아이의 엄마라 아이들을 돌봐야 했고, 당시에는 일을 하고 있어 퇴근 후 운동하러 나갈 기력이 없었다.

사실 휠체어를 타는 내가 재활이 아닌 운동을 한다는 건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원래 다치기 전부터 필라테스랑 수영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휠체어를 타면서 ‘이제 못하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연히 재활 운동하는 병원에서 나와 비슷한 상태인 분이 수영하러 간다는 얘기를 들었다. '어떻게 수영을 할 수 있지?'라고 속으로 신기해하며 호기심을 갖고 인근 장애인체육회를 찾아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수영 수업을 등록했다.

수영장용 휠체어로 갈아탄 뒤 수영장 안으로 들어갈 때는 긴 경사로가 있어 담당 선생님이 안전하게 밀어주었다. 처음에는 달라진 몸으로 수영하는 거라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그래도 몸이 기억하고 있었는지 조금씩 발전하는 걸 스스로도 느낄 수 있었다. 발차기 없이 상체 힘만으로 수영하는 것이라 이전보다 속도는 느렸지만, 그래도 나아가고 있음에 신기하고 감사했다. 수영할 때만큼은 내가 휠체어를 타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영, 배영부터 시작해 평영도 할 수 있게 되고 접영까지 조금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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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에 조금 익숙해지니 필라테스에도 도전해보고 싶었다. 마침 같은 건물에 장애인 필라테스 수업을 운영해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시작해보고 그때 다시 생각하자!'라는 마음에 등록부터 했다. 세 명의 수강생과 함께 수업했는데, 셋 다 장애 유형이 달라 각자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맞춤형 운동을 했다. 2년 조금 넘게 꾸준히 했는데, 현재 몸 상태는 매우 좋아졌다. 기본 자세나 상체 코어도 좋아지고, 미약하지만 하체의 움직임도 조금 좋아졌다.

그러다 배드민턴과 헬스에 도전하게 되었는데, 두 운동 모두 체력을 올려주는 데다 재미도 있었다. 선생님들이 몸 컨디션에 맞게 조금씩 조절해주며 수업을 해서 도움이 많이 됐다.

마지막으로 펜싱 감독님의 권유로 펜싱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낯설어서 할까 말까 고민이 됐다. 수영, 필라테스, 배드민턴, 헬스 같은 운동은 다치기 전에도 경험한 터라 익숙한 면이 있었는데, 펜싱은 TV에서만 보던 운동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침 그 시기에 수영을 하지 않게 되면서 원래 수영하던 시간에 펜싱을 하게 되었다. 동작도, 도복 입는 것도, 칼 다루는 것도 모두 어색했지만 새로운 걸 하다 보니 신기하고 재미도 있었다.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실력은 부족하지만, 어쩌다 보니(?) 펜싱 종목으로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도 나가게 되었다. 가족들과 주위 친구들도 나의 도전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응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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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시작한 펜싱이지만 꾸준히 더 연습해서 내년에는 지금보다 나은 기량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펜싱뿐 아니라 다른 운동 종목도 계속 도전하며 건강도 계속 챙기고 싶다. 꼭 잘하지 않아도 계속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과거 나보다 나아지는 것이 아닐까. 운동이나 건강은 모든 사람에게 중요한 요소지만, 평소 움직임이 적은 장애인에게는 필수 요소다. 이 글을 보는 모두가 지금보다 더 건강하고 활기찬 모습으로 새해를 맞이하기를 바란다.







글・사진 서애리(39・세종특별자치시 새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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