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휠체어, 허물어지는 장벽

2026-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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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함께 트랙 위에 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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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다는 것, 꿈꾼다는 것은 당장은 어렵고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나의 가능성과 미래의 계획을 굳게 믿고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사회적 장애 인식 개선 전문 강사이자 작가, 그리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달리는 러닝 크루 ‘배프런’ 크루장을 맡고 있다.
내가 이렇듯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이유는 가슴에 명확한 꿈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웃으며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다소 모호해 보일 수 있지만, 나는 이 꿈이 실현 가능하다는 확신과 믿음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의 중심에는 언제나 ‘스포츠’가 있다. 나는 현재 휠체어 러닝과 크로스핏을 주기적으로 하며 이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트랙 위에서 마주한 차가운 현실, 그리고 '배프런'의 시작

처음 휠체어 러닝을 접한 건 우연히 참가한 5km 마라톤 대회였다. 처음에는 ‘한번 경험해봤으니 다시는 하지 말아야지’ 했지만, 7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다시 트랙 위에 서게 되었다. 그런데 다시 찾은 대회장에서 지독한 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장애인 러너의 참가를 환영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정작 기념사진을 찍는 포토 존 단상에는 경사로가 없었고, 행사장에 장애인 화장실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 강단에서 올바른 장애인 인식 개선을 외치고 있지만, 현실의 높은 장벽 앞에서 아쉬움과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결국 나는 직접 변화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뜻이 맞는 비장애인 청년 한 명과 힘을 모아 러닝크루 ‘배프런’을 창단했다.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지 어느덧 2년 차에 접어든 지금, 함께하는 회원 수는 약 55명으로 늘어났다. 우리 크루는 휠체어 러너, 시각장애 러너, 청각장애 러너, 그리고 비장애인 러너가 함께 달리며 성장하고 있다. 장애인 러너들은 스스로 한계를 깨뜨리며 독립심과 자신감을 키우고, 비장애인 러너들은 장애에 대한 편견을 지워내며 그저 ‘함께 땀 흘리며 달리는 동네 청년’으로 서로를 바라보게 되었다. 달리기라는 스포츠를 통해 자연스러운 인식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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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밖에 도사리는 문턱,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이유

내가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일상 속 배리어프리 문화의 확산이다. 달리기는 맨몸으로 할 수 있는 접근하기 쉬운 스포츠 같지만, 휠체어를 탄 이에게는 때로 가장 어려운 스포츠가 되기도 한다. 집을 나서서 휠체어가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트랙이나 공원을 찾는 것부터, 그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대중교통을 확인하는 일까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은 크로스핏에 도전하고 있다. 몇몇 체육관에서는 휠체어를 탄 나를 보고 위험하다며 등록을 거절했지만, 지금 내가 운동하고 있는 ‘강릉 크로스핏 하이록스센터’의 반응은 달랐다. “같이 운동해요. 함께 하면 됩니다”라는 말로 따뜻하게 환대해준 덕분에 벌써 6개월째 운동하며 체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고, 일상을 살아가는 데 큰 에너지를 얻고 있다.



내 인생의 퍼즐 조각이 된 운동, 우리가 지향해야 할 내일

나에게 운동은 단순히 체력을 기르는 것을 넘어 ‘함께’라는 삶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일깨워준 소중한 삶의 조각이 되었다. 김남영이라는 한 사람의 인생에서 운동이라는 키워드가 빠진다면 결코 완성될 수 없는 퍼즐과도 같다.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배리어프리를 표방하는 장애인 전용 스포츠센터가 늘고 있어 반가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으면 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경계 없이 어우러지는 ‘통합 체육센터’와 함께 운동할 수 있는 생활체육 모임이 더 많아질 때 비로소 우리가 지향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대한민국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글・사진 김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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