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MOVE' 캠페인 촬영 비하인드

2025-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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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려는 마음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해보겠다는 마음가짐이다.
운동을 어렵게 만드는 건 어쩌면 몸의 한계가 아니라 기준에 맞춰야 한다는 부담이었는지 모른다. '나답게 MOVE'는 그 기준을 비켜서며, 각자 움직임이 존중받는 출발선을 다시 그린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캠페인 '나답게 MOVE' 영상 보러 가기




정확하지 않아도 시작할 수 있다

'나답게 MOVE'. 이 캠페인을 통해 묻고 싶다. 운동은 언제부터 정답이 필요한 일이 되었을까. 허리를 펴고, 발끝은 30도, 시선은 정면을 보라는 유튜브 속 강사처럼 몸을 움직이는 데에도 '공식'이 필요하다는 강박이 자리 잡았다. '이렇게 해야 운동이지'라는 기준은 피트니스 인플루언서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운동이라는 말만 들어도 긴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허리 디스크가 있거나, 체력이 부족하거나, 휠체어를 탄 누군가에게 운동은 '먼 이야기'일 뿐이고, 도전하기엔 벽이 너무 높았다. '나답게 MOVE' 캠페인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몸'과 '움직임'을 대하는 우리의 시선은 과연 충분히 열려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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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대사 김지우 씨와 함께한 캠페인 촬영 현장




그 물음은 캠페인을 위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면서 좀 더 구체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 촬영 당일 오전 7시 30분, 김지우 씨와 함께 헤어·메이크업 숍에서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홍보대사로 참여한 지우 씨는 유튜브 채널 '굴러라 구르님'을 통해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의 일상을 솔직하게 전하는 크리에이터다. 준비를 마친 후 촬영 장소인 서울 올림픽공원으로 이동했다. 햇빛이 제법 따가웠고, 촬영팀은 소마미술관을 중심으로 빠르게 준비를 마쳤다.

첫 장면은 지우 씨의 스트레칭으로 시작됐다. 한여름의 더운 날씨, 빠듯한 일정, 복잡한 동선. 지우 씨는 쉽지 않은 조건에서도 시종일관 밝고 유연한 태도로 촬영에 임했고, 제작진이 이끄는 대로 반응하며 테니스, 산책, 휠체어농구 등 주어진 장면을 하나하나 주도적으로 채워나갔다. 테니스를 하는 장면에서는 주변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처음 쥐어본 테니스 라켓을 휠체어를 타고 휘두른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것. 지우 씨도 "생각보다 어렵네요" 하며 활짝 웃었다. 휠체어농구 장면에서는 <어빌리브> 인터뷰를 통해 인연을 맺은 장애인 육상선수 출신 박정호 감독과 대한장애인체육회 직원이 특별 출연해 힘을 보탰다. 이들과 함께한 촬영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지는 흥미진진한 경기로 이어지기도 했다.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도 지우 씨의 움직임은 하나하나 존중받았고, 현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농담과 격려가 오갔다. 



운동을 새로 그려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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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 움직임이 모두 운동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위해 다양한 장면을 촬영했다.




이날 촬영한 모든 장면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운동하는 몸'은 반드시 유연하거나 대단해야 한다는 편견을 깨는 것. 김지우 씨가 팔을 뻗고, 농구공을 쥐고, 휠체어를 밀며 움직이는 모습은 지금까지 우리가 익숙하게 봐온 ‘운동하는 몸’의 이미지와 조금 달랐지만, 충분히 힘 있고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 어색하다는 생각은 금세 사라졌고, 오히려 되묻고 싶어졌다. "운동하는 몸에 정답이 있어야 하나요?"

이번 캠페인은 지우 씨뿐 아니라 배경이 다양한 사람들도 함께했다. 평범한 일상을 사는 일반인과 아이들이 공원 곳곳을 누비며 자신만의 움직임을 보여줬다. 자전거를 타거나, 가볍게 러닝하거나, 공놀이와 비눗방울을 불며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은 '운동이란 반드시 땀을 흘리고 힘을 들이는 특정한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인식을 깨뜨리기에 충분했다. 장면 하나하나가 일상의 일부였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운동이었다. 이 모든 움직임이 모여 하나의 풍경이 되었다. 정해진 형식이 아닌, 누구나 할 수 있는 움직임의 가능성. 그것이 캠페인의 본질이었다. 



나를 향한 첫 움직임, 나답게 MOVE

촬영이 끝난 뒤 지우 씨와 인터뷰를 이어갔다. 그는 운동을 통해 자신의 몸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예전엔 내 몸이 움직이는 모습이 보기 싫었어요. 부자연스럽고 어색하니까요. 그런데 점점 더 다양한 도전을 하면서 '이게 내 몸이구나' 하고 받아들이게 됐어요." 이 고백은 단순히 장애를 가진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운동을 잘하지 못하는 나'를 부끄러워한 적이 있다. 유연하지 않다는 이유로 요가를 포기하고, 턱걸이를 못 한다는 이유로 헬스를 미룬 기억처럼.

운동을 시작조차 못 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그 시작에 '정답'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완벽한 자세, 남에게 보여주기 부끄럽지 않은 수준, 그리고 남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기록. 하지만 그런 기준은 마음을 움츠러들게 할 뿐이다. 우리가 운동을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다운 움직임'부터 찾는 것이 아닐까.

그 점에서 김지우 씨의 철학은 캠페인의 본질과 닮았다. '일단 하면 된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 그는 걱정이 많았다. 휠체어로 헬스장 안에 들어갈 수 있을지, 직원이 말리지 않을지, 혹시 민폐가 되지는 않을지. 실제로 헬스장에 갔다가 "혼자 다니실 건 아니죠?"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보호자 없이 입장하지 말라는 말도 들었다. 그럼에도 그는 해보기로 했다. "만약 제지당하면 그때 항의하면 되죠."

이런 '당당한' 태도야말로 운동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자세다. 전문가처럼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땀 흘리며 몸을 움직이면 된다. 운동은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서만 하는 게 아니다. 공원에서 친구와 산책하거나, 아이들과 비눗방울을 불며 뛰어노는 것도 운동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건 지금, 나답게 움직이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그래서 '나답게 MOVE'라는 슬로건에는 이런 뜻도 담겨 있다. "있는 그대로 괜찮다. 나의 움직임은 나만의 것이다."

지우 씨는 말했다. "호주 교환학생 프로그램 중 서핑의 날이 있었어요. 제가 서핑을 한다는 건 상상도 못 하던 일이었죠. 그런데 해변에서 강사님이 당연하다는 듯 서핑 슈트를 건네주며 서핑 방법을 설명해주기 시작했어요. 그제야 깨달았죠. 제가 바다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저뿐이었다는 걸요. 강사님은 '8년간 장애가 있는 사람을 가르쳤다'며 '당신도 당연히 할 수 있다'고 말해줬어요. 그리고 '하고 싶어?'라고 물었죠. 저는 홀린 듯 '하고 싶다'고 답했어요. 그렇게 저는 정말로 서핑을 했답니다."

지우 씨에게 그 경험은 단순히 물 위에 올라서본 것만은 아니었다. 누군가의 "괜찮아, 너도 할 수 있어"라는 말 한마디와, 아무렇지 않게 손을 내미는 행동들이 모여 한 사람의 인식을 바꾸는 순간이었다. 이런 변화는 우리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할 수 있을까?'를 넘어 '어떻게든 해보자'는 마음. 나답게 움직이는 사람을, 어떤 모습이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 결국 운동은 단지 건강을 위한 행위가 아니라 나를 받아들이는 연습이기도 하다.

운동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이렇게 시작해도 괜찮다. 우리는 모두 다르게 생겼고, 다르게 살아가고, 당연히 다르게 움직인다. 정답을 좇기보다는 질문을 바꿔보는 것. '이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지?'가 아니라 '나는 오늘 어떻게 움직이고 싶은가?'

'나답게 MOVE'는 그 질문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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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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