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0일과 31일, 문경에서 전국장애인골프대회가 열렸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선수들은 각자의 장애 유형에 맞춰 닦아온 실력을 겨루며 화합과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천혜의 자연 속에서 펼쳐진 열띤 대회 현장을 전한다.
지난 3월 30일 낮, 문경골프 & 리조트에 모인 선수들이 첫 코스 페어웨이에서 힘찬 포물선을 그리며 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제11회 경상북도장애인골프협회장배 하모니 전국장애인골프대회는 경상북도장애인체육회·문경시장애인체육회가 주최하고 대한장애인골프협회·경상북도장애인골프협회가 주관하는 전국 규모의 장애인골프 대회다. 이번 대회에는 83명의 선수와 관계자, 보호자가 참가했으며, 지체·뇌병변·지적장애 선수들이 GS1, GS2, GS3·GS4 통합 부문과 지적통합부로 나뉘어 18홀 스트로크 방식으로 실력을 겨뤘다.
다양한 장애 유형의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해 각자 조건 속에서 찾아낸 자신만의 방법으로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장애인골프의 스포츠 등급 기준 GS(Golf Sport)는 이동 능력·균형·체중 이동·스윙 수행 가능 여부 등 기능 수준을 기준으로 나뉘며, 장애 유형과 정도에 따라 목발·의지 등의 보조기가 허용된다. 이날 현장에서도 목발과 의수·의족을 사용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일반적 골프 이론으로 연습하기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선보여 주위를 놀라게 했다. 4~5시간에 걸쳐 이어지는 라운드.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경기에 임했다. 페어웨이 위에서는 서로의 샷을 칭찬하고 응원하는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오갔다. 배려와 존중이 흐르는 분위기 속에서 한 명의 중도 포기나 안전사고 없이 첫날 경기는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경상북도장애인골프협회 김소정 사무국장은 "매년 참가 인원이 늘고 있어 기대가 크다"며 "특히 올해는 지적장애 선수들의 참가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올해는 처음으로 숙박을 함께하는 1박 2일 일정으로 확대됐으며, 지적통합부 운영 방식도 개편됐다. 작년 캐디 혼자 지적장애 선수 4명을 케어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반영해 선수 3명과 보호자 또는 조력자가 함께 조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선수층도 최근 젊은 선수 유입이 늘고, 새롭게 스포츠 등급을 취득한 신인 선수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과제도 남아 있다. 골프장 섭외에 따른 어려움으로 휠체어 부문은 현재 진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전문 지도자 부족과 높은 비용 부담도 해결이 시급한 문제다. 김 사무국장은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대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은 장애인 선수들이 골프를 통해 건강과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대회 규모를 확대하고 저변을 넓혀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내 골프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장애인골프도 그 흐름 속에서 저변을 넓히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경상북도장애인골프협회와 대한장애인골프협회는 올해의 성황에 이어 내년에도 문경에서 제12회 하모니 전국장애인골프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 현장 인터뷰
“나보다 더 어려운 조건의 사람도 하고 있는데, 왜 나는 못 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겁니다”
저는 세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GS1 부문에 출전하고 있습니다. 공직에 있을 때 동료의 권유로 처음 골프채를 잡았는데, 비장애인 코치에게 허리 턴 중심의 레슨을 받다 보니 왼발이 아파서 맞지 않았어요. 1년 만에 그만두려다 고민 끝에 상체 위주의 스윙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지금은 헬스클럽에서 상체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고, 스크린 골프로 연습하며 비거리를 늘려가고 있어요. 소아마비라 많이 걷는 것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라운드를 반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구력과 근력이 생겼습니다. 체형도 많이 좋아졌죠. 운동을 망설이는 분이라면 현장에 꼭 한번 나와보면 좋겠어요. 직접 보면 나보다 더 어려운 조건의 사람도 하고 있는데, 왜 나는 못 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겁니다.
_ 이근호(GS1・전라북도장애인골프협회장)
“발달장애인에게는 경쟁보다 즐거움이 먼저입니다”
오늘 중증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 두현과 동행했습니다. 복지관 프로그램을 통해 골프를 시작한 지 어느덧 10년이 되었는데, 운동을 통해 아들에게 많은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초기에는 경기 상황을 인지하지 못해 차례를 지키지 않았으나, 현재는 순서를 준수하며 공동체 경기의 개념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아들 덕분에 이처럼 좋은 장소에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합니다. 발달장애인에게는 경쟁보다 즐거움이 우선입니다. 매년 마카오 대회에 참가하며 선수들이 밝고 활기차게 임하는 모습을 봅니다. 국내 스포츠 문화 또한 성적 지향에서 벗어나 운동 본연의 즐거움을 찾는 분위기로 전환되기를 기대합니다.
지난 3월 30일과 31일, 문경에서 전국장애인골프대회가 열렸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선수들은 각자의 장애 유형에 맞춰 닦아온 실력을 겨루며 화합과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천혜의 자연 속에서 펼쳐진 열띤 대회 현장을 전한다.
지난 3월 30일 낮, 문경골프 & 리조트에 모인 선수들이 첫 코스 페어웨이에서 힘찬 포물선을 그리며 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제11회 경상북도장애인골프협회장배 하모니 전국장애인골프대회는 경상북도장애인체육회·문경시장애인체육회가 주최하고 대한장애인골프협회·경상북도장애인골프협회가 주관하는 전국 규모의 장애인골프 대회다. 이번 대회에는 83명의 선수와 관계자, 보호자가 참가했으며, 지체·뇌병변·지적장애 선수들이 GS1, GS2, GS3·GS4 통합 부문과 지적통합부로 나뉘어 18홀 스트로크 방식으로 실력을 겨뤘다.
다양한 장애 유형의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해 각자 조건 속에서 찾아낸 자신만의 방법으로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장애인골프의 스포츠 등급 기준 GS(Golf Sport)는 이동 능력·균형·체중 이동·스윙 수행 가능 여부 등 기능 수준을 기준으로 나뉘며, 장애 유형과 정도에 따라 목발·의지 등의 보조기가 허용된다. 이날 현장에서도 목발과 의수·의족을 사용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일반적 골프 이론으로 연습하기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선보여 주위를 놀라게 했다.
4~5시간에 걸쳐 이어지는 라운드.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경기에 임했다. 페어웨이 위에서는 서로의 샷을 칭찬하고 응원하는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오갔다. 배려와 존중이 흐르는 분위기 속에서 한 명의 중도 포기나 안전사고 없이 첫날 경기는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경상북도장애인골프협회 김소정 사무국장은 "매년 참가 인원이 늘고 있어 기대가 크다"며 "특히 올해는 지적장애 선수들의 참가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올해는 처음으로 숙박을 함께하는 1박 2일 일정으로 확대됐으며, 지적통합부 운영 방식도 개편됐다. 작년 캐디 혼자 지적장애 선수 4명을 케어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반영해 선수 3명과 보호자 또는 조력자가 함께 조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선수층도 최근 젊은 선수 유입이 늘고, 새롭게 스포츠 등급을 취득한 신인 선수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과제도 남아 있다. 골프장 섭외에 따른 어려움으로 휠체어 부문은 현재 진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전문 지도자 부족과 높은 비용 부담도 해결이 시급한 문제다. 김 사무국장은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대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은 장애인 선수들이 골프를 통해 건강과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대회 규모를 확대하고 저변을 넓혀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내 골프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장애인골프도 그 흐름 속에서 저변을 넓히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경상북도장애인골프협회와 대한장애인골프협회는 올해의 성황에 이어 내년에도 문경에서 제12회 하모니 전국장애인골프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 현장 인터뷰
“나보다 더 어려운 조건의 사람도 하고 있는데,
왜 나는 못 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겁니다”
저는 세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GS1 부문에 출전하고 있습니다. 공직에 있을 때 동료의 권유로 처음 골프채를 잡았는데, 비장애인 코치에게 허리 턴 중심의 레슨을 받다 보니 왼발이 아파서 맞지 않았어요. 1년 만에 그만두려다 고민 끝에 상체 위주의 스윙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지금은 헬스클럽에서 상체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고, 스크린 골프로 연습하며 비거리를 늘려가고 있어요. 소아마비라 많이 걷는 것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라운드를 반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구력과 근력이 생겼습니다. 체형도 많이 좋아졌죠. 운동을 망설이는 분이라면 현장에 꼭 한번 나와보면 좋겠어요. 직접 보면 나보다 더 어려운 조건의 사람도 하고 있는데, 왜 나는 못 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겁니다.
_ 이근호(GS1・전라북도장애인골프협회장)
“발달장애인에게는 경쟁보다 즐거움이 먼저입니다”
오늘 중증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 두현과 동행했습니다. 복지관 프로그램을 통해 골프를 시작한 지 어느덧 10년이 되었는데, 운동을 통해 아들에게 많은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초기에는 경기 상황을 인지하지 못해 차례를 지키지 않았으나, 현재는 순서를 준수하며 공동체 경기의 개념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아들 덕분에 이처럼 좋은 장소에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합니다. 발달장애인에게는 경쟁보다 즐거움이 우선입니다. 매년 마카오 대회에 참가하며 선수들이 밝고 활기차게 임하는 모습을 봅니다. 국내 스포츠 문화 또한 성적 지향에서 벗어나 운동 본연의 즐거움을 찾는 분위기로 전환되기를 기대합니다.
_ 김두현(지적장애부 선수), 김동철(보호자)
글·사진 박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