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사격 2관왕에 MVP까지 모두 석권한 박진호 선수를 만났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며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으로 정상에 오른 그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기간인 8월 31일, 박진호 선수는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사격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SH1 등급) 결선에서 숨 막히는 접전 끝에 금메달을 획득했다. 본선 1위로 결선에 진출해 14번째 발에서 잠시 위기를 맞았지만, 그는 엄청난 집중력으로 이를 극복했다. 마지막 발에서 10.6점을 기록해 249.4점으로 카자흐스탄의 예르킨 가바소프(247.7점)를 제치고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9월 3일 R7 남자 50m 소총 3자세 경기에서도 실력을 발휘했다. 컨디션 난조에도 불구하고 ‘엎드려쏴, 무릎쏴, 서서쏴’ 자세에서 안정적 경기력을 보이며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이번 대회는 매 경기가 접전이었어요. 하지만 '가능하겠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믿었습니다."
경기를 치르다 보면 위기 상황이 생기기 마련이다. 결선 초반, 박진호 선수는 짧은 준비 시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본선과 달리 준비 시간과 시사(영점사격) 시간이 각각 3분, 5분으로 제한되어 정밀한 사격 자세를 잡는 데 제약이 있었다. 이로 인해 총구의 움직임이 거칠어지고 원하는 사격 행위를 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랐다. 이때 강주영 감독(강릉시청 장애인사격부)의 "넌 네가 원하는 밸런스만 잡으면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탄착을 만들 수 있다"는 조언을 떠올렸다. 비록 결선 중 자세를 다시 잡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8위 선수가 탈락하는 동안 재빨리 자세를 교정했다. 그 결과 이후부터 점차 안정적으로 사격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2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2016 리우 패럴림픽대회 이후 8년 만에 한국에 다관왕의 영광을 안겼다. 하지만 담담한 목소리로 아쉬움을 털어놓는다. "첫날과 마지막 날 경기를 주력 종목으로 잡고 가장 많이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날 컨디션이 좋지 않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메달 획득 여부와 상관없이 정상적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런 부족함이 앞으로 발전하는 데 동기부여가 되겠죠."
박진호 선수는 체육대학 출신으로, 스물다섯 살이던 2002년 낙상 사고로 척수장애를 입었다. 그는 재활 치료를 하며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사회복지학과를 찾아가 상담받으며 진로를 모색했지만, 결국 뿌리인 운동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의사의 권유로 사격을 접했고, 이는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었다.
그는 꾸준히 노력해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훈련 방식은 매우 체계적이고 집중적이었다. "사격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단순히 10점을 맞히는 연습보다는 좀 더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사격을 여러 요소로 나눠 훈련합니다. 예를 들어 자세 밸런스, 호흡 조절, 조준, 격발 등 기술을 개별적으로 연습합니다. 매일 훈련을 시작하기 전, 그날 집중할 특정 기술을 정하고 이를 중점적으로 훈련하죠."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창원 월드컵에서 결선 세계기록(250.5점) 수립 등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지만, 정작 이루지 못한 꿈이 있었다. 바로 패럴림픽대회 금메달이었다. 2020 도쿄 패럴림픽대회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하나씩 획득했지만, 복사 종목에서 0.1점 차로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3년을 기다려 마침내 생애 첫 패럴림픽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비로소 '꽉 채워진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박진호 선수의 삶은 사격장 안에 국한되지 않는다.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사격 선수로서 삶과 개인적인 삶의 균형을 잘 유지하고 있었다. 특별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는 건 아니지만, 힘들 때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다. "아내와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영화를 보러 가요. 우리 부부 모두 영화를 좋아하거든요. 또 바다를 좋아해서 가슴이 답답할 때면 드라이브를 하면서 바다를 보러 가기도 하지요."
약 20년간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가장 큰 영감을 준 인물을 물으니 망설임 없이 강릉시청 사격부 강주영 감독을 꼽았다.
"20년간 선수 생활을 하며 훈련만이 사격의 전부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강주영 감독님을 만나고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높은 기량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합 당일 컨디션 관리가 결과를 좌우한다는 점을 배웠거든요. 당연해 보이지만, 실제로 이를 일관되게 실천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요. 최근에야 훈련과 컨디션 관리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건강하고 행복한 선수 생활의 핵심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강주영 감독의 가르침은 그의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성공 뒤에는 기술적 측면 외에도 정서적 지지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묵묵히 지지해주는 가족의 힘이 컸다. 파리 패럴림픽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후 현지에서 아내와 통화하는 모습은 많은 이의 마음을 울렸다. 그의 아내 역시 사격 선수로, 부부는 서로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고 있다. "가족들의 응원은 제가 사격을 열심히 하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다들 제가 부담스러워할까 봐 저한테 연락도 못하고 시합이 다가올수록 열심히 기도하는 등 뒤에서 꾸준히 응원해주셨어요."
박진호 선수는 파리 패럴림픽대회에서 눈부신 활약으로 한국 선수단 최우수 선수(MVP)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출입 언론 기자단 총 29표 중 23표를 얻어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너무 영광스럽고 감격스러워요. MVP라는 제도가 처음 생겼고, 제가 1호가 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특히 MVP 선수에게는 한국토요타자동차에서 토요타 SUV 하이브리드 차를 부상으로 제공했다. "10월 말에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이 차를 타고 가서 다른 선수들에게도 MVP 차량을 보여주고 싶어요. 다른 선수들도 열심히 노력하면 이런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되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도전해나갈 박진호 선수에게 목표를 물었다. "가장 가까운 목표는 10월에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후회 없이 경기를 치르는 거예요. 이후에도 항상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로서 많은 사람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고 싶습니다.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가 멈추면 도태되기 시작한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장애인 체육의 중요성과 한국 장애인 스포츠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체육이 장애인의 건강과 사회 복귀에 큰 도움이 된다며,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었다. 그는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제는 장애인 스포츠를 단순한 재활이 아닌 하나의 독립된 스포츠로 봐줬으면 합니다”라고 말하며 장애인 스포츠 발전을 위해 지자체와 기업의 후원, 실업팀 창단 등 제도적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비단 이번 파리 패럴림픽대회 성과만이 아니다. 한 발 한 발 쏘아온 박진호 선수의 여정은 대한민국 장애인 스포츠의 밝은 미래를 보여준다. 그의 성취는 다른 선수들에게 긍정적 자극이 되고, 사회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국제 무대에서 더 많은 한국 선수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사격 2관왕에 MVP까지 모두 석권한 박진호 선수를 만났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며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으로 정상에 오른 그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기간인 8월 31일, 박진호 선수는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사격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SH1 등급) 결선에서 숨 막히는 접전 끝에 금메달을 획득했다. 본선 1위로 결선에 진출해 14번째 발에서 잠시 위기를 맞았지만, 그는 엄청난 집중력으로 이를 극복했다. 마지막 발에서 10.6점을 기록해 249.4점으로 카자흐스탄의 예르킨 가바소프(247.7점)를 제치고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9월 3일 R7 남자 50m 소총 3자세 경기에서도 실력을 발휘했다. 컨디션 난조에도 불구하고 ‘엎드려쏴, 무릎쏴, 서서쏴’ 자세에서 안정적 경기력을 보이며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이번 대회는 매 경기가 접전이었어요. 하지만 '가능하겠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믿었습니다."
경기를 치르다 보면 위기 상황이 생기기 마련이다. 결선 초반, 박진호 선수는 짧은 준비 시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본선과 달리 준비 시간과 시사(영점사격) 시간이 각각 3분, 5분으로 제한되어 정밀한 사격 자세를 잡는 데 제약이 있었다. 이로 인해 총구의 움직임이 거칠어지고 원하는 사격 행위를 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랐다. 이때 강주영 감독(강릉시청 장애인사격부)의 "넌 네가 원하는 밸런스만 잡으면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탄착을 만들 수 있다"는 조언을 떠올렸다. 비록 결선 중 자세를 다시 잡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8위 선수가 탈락하는 동안 재빨리 자세를 교정했다. 그 결과 이후부터 점차 안정적으로 사격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2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2016 리우 패럴림픽대회 이후 8년 만에 한국에 다관왕의 영광을 안겼다. 하지만 담담한 목소리로 아쉬움을 털어놓는다. "첫날과 마지막 날 경기를 주력 종목으로 잡고 가장 많이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날 컨디션이 좋지 않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메달 획득 여부와 상관없이 정상적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런 부족함이 앞으로 발전하는 데 동기부여가 되겠죠."
박진호 선수는 체육대학 출신으로, 스물다섯 살이던 2002년 낙상 사고로 척수장애를 입었다. 그는 재활 치료를 하며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사회복지학과를 찾아가 상담받으며 진로를 모색했지만, 결국 뿌리인 운동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의사의 권유로 사격을 접했고, 이는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었다.
그는 꾸준히 노력해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훈련 방식은 매우 체계적이고 집중적이었다.
"사격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단순히 10점을 맞히는 연습보다는 좀 더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사격을 여러 요소로 나눠 훈련합니다. 예를 들어 자세 밸런스, 호흡 조절, 조준, 격발 등 기술을 개별적으로 연습합니다. 매일 훈련을 시작하기 전, 그날 집중할 특정 기술을 정하고 이를 중점적으로 훈련하죠."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창원 월드컵에서 결선 세계기록(250.5점) 수립 등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지만, 정작 이루지 못한 꿈이 있었다. 바로 패럴림픽대회 금메달이었다. 2020 도쿄 패럴림픽대회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하나씩 획득했지만, 복사 종목에서 0.1점 차로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3년을 기다려 마침내 생애 첫 패럴림픽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비로소 '꽉 채워진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박진호 선수의 삶은 사격장 안에 국한되지 않는다.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사격 선수로서 삶과 개인적인 삶의 균형을 잘 유지하고 있었다. 특별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는 건 아니지만, 힘들 때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다.
"아내와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영화를 보러 가요. 우리 부부 모두 영화를 좋아하거든요. 또 바다를 좋아해서 가슴이 답답할 때면 드라이브를 하면서 바다를 보러 가기도 하지요."
약 20년간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가장 큰 영감을 준 인물을 물으니 망설임 없이 강릉시청 사격부 강주영 감독을 꼽았다.
"20년간 선수 생활을 하며 훈련만이 사격의 전부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강주영 감독님을 만나고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높은 기량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합 당일 컨디션 관리가 결과를 좌우한다는 점을 배웠거든요. 당연해 보이지만, 실제로 이를 일관되게 실천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요. 최근에야 훈련과 컨디션 관리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건강하고 행복한 선수 생활의 핵심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강주영 감독의 가르침은 그의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성공 뒤에는 기술적 측면 외에도 정서적 지지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묵묵히 지지해주는 가족의 힘이 컸다. 파리 패럴림픽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후 현지에서 아내와 통화하는 모습은 많은 이의 마음을 울렸다. 그의 아내 역시 사격 선수로, 부부는 서로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고 있다.
"가족들의 응원은 제가 사격을 열심히 하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다들 제가 부담스러워할까 봐 저한테 연락도 못하고 시합이 다가올수록 열심히 기도하는 등 뒤에서 꾸준히 응원해주셨어요."
박진호 선수는 파리 패럴림픽대회에서 눈부신 활약으로 한국 선수단 최우수 선수(MVP)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출입 언론 기자단 총 29표 중 23표를 얻어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너무 영광스럽고 감격스러워요. MVP라는 제도가 처음 생겼고, 제가 1호가 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특히 MVP 선수에게는 한국토요타자동차에서 토요타 SUV 하이브리드 차를 부상으로 제공했다. "10월 말에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이 차를 타고 가서 다른 선수들에게도 MVP 차량을 보여주고 싶어요. 다른 선수들도 열심히 노력하면 이런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되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도전해나갈 박진호 선수에게 목표를 물었다.
"가장 가까운 목표는 10월에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후회 없이 경기를 치르는 거예요. 이후에도 항상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로서 많은 사람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고 싶습니다.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가 멈추면 도태되기 시작한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장애인 체육의 중요성과 한국 장애인 스포츠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체육이 장애인의 건강과 사회 복귀에 큰 도움이 된다며,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었다. 그는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제는 장애인 스포츠를 단순한 재활이 아닌 하나의 독립된 스포츠로 봐줬으면 합니다”라고 말하며 장애인 스포츠 발전을 위해 지자체와 기업의 후원, 실업팀 창단 등 제도적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비단 이번 파리 패럴림픽대회 성과만이 아니다. 한 발 한 발 쏘아온 박진호 선수의 여정은 대한민국 장애인 스포츠의 밝은 미래를 보여준다. 그의 성취는 다른 선수들에게 긍정적 자극이 되고, 사회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국제 무대에서 더 많은 한국 선수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글 유명은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