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금호 훈련 스케치

2025-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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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서 만난 장애인 조정 선수들.
이들의 하루는 물 위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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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탄금호 일원에 자리한 국제조정경기장. 5km에 달하는 직선 코스와 사계절 내내 잔잔한 수면을 자랑하는 이곳은 조정 훈련장으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오전 8시 30분, 선수들이 하나둘 도착했다. 환복 후 준비운동을 시작하는 사이, 코치들은 이미 유선장에서 보트를 점검하고 있었다. 장비를 챙기고 나니 9시. 그때부터 2시간 동안 물 위에서 보냈다. 배에서 내려와도 끝이 아니었다. 다시 30분간 장비를 정리하고 스트레칭과 코어 운동을 했다. 그러다 보면 오전이 다 가고 점심 먹을 시간이다.
대한민국 장애인 조정 국가대표 선수단은 이선애 감독과 김기현 코치, 정혜선 트레이너가 이끌고 있다. PR1 김세정 선수, PR2 추연희 선수와 민효숙 선수, PR3 배지인·허명헌·최선웅·이승호·양민서 선수. 각자 탄 배마다 코치 한 명씩 모터보트를 타고 따라다녔다. 선수들의 배에는 무전기가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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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크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는 일은 보트 옮기기였다. PR1, PR2 선수들은 보트를 직접 들기 어렵다. 자연스럽게 코치들과 PR3 선수들이 모여들었다. 보트를 함께 들어 물가로 옮기고, 선수가 승선할 수 있도록 고정했다. 코치 스태프들도 보트를 함께 들었다. 배 한번 타기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익숙한 듯 묵묵히 움직였다. 훈련이 끝나면 또다시 보트를 제자리로 옮기고,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낸다. 이 모든 과정이 훈련의 일부다.
선수들은 배에 오르기 전 비닐봉지에 물, 수건 등 개인 소지품을 챙겼는데, 그중 단백질 음료가 눈에 띄었다. 노 젓기는 고강도 운동이라 근력 손실이 쉽게 일어나기 때문에 훈련 중에도 배 위에서 단백질 음료를 마시며 관리한다고 했다. 모두 선글라스를 착용했다. 물 위에서는 선글라스가 필수라고 했다. 온전히 햇빛을 받는 데다 수면에 반사되는 빛까지 더해져 눈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 평소 안경을 쓰는 김세정 선수도 보트에 타기 전 선글라스로 바꿔 썼다.
보트에 오른 선수들은 바로 출발하지 않았다. 발판 각도를 조절하고, 시트 위치를 확인하고, 노를 걸치는 리거를 만지작거렸다. 마치 옷을 피팅하듯 한참 동안 자신의 몸에 보트를 맞췄다. 특히 장애인 조정은 선수마다 신체 기능이 달라 세팅이 더욱 중요하다. 이선애 감독은 “본인에게 맞게 피팅이 되어야 갖고 있는 힘보다 더 많이 쓸 수 있어요. 세계선수권대회에 갈 때도 앉아 있는 저 시트를 다 들고 갔어요”라고 전했다. 개인별 맞춤 세팅이라 대회 때마다 자기 장비를 가져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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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보트가 수면 위로 나아갔다. 모터보트를 탄 이선애 감독이 김세정 선수 곁으로 다가갔다. "세정 씨, 체중이 캐치(노를 물에 담그는 순간)에 너무 많이 걸려. 무겁지 않아요?" 무전기를 통해 목소리가 전달됐다. "팔만 벌린다는 그 느낌 가져가야 돼. 몸이 자꾸 나가면 체중이 너무 많이 실려."
"다리 밀어야 돼, 다리!" 이번엔 추연희 선수를 향한 지시였다. "등으로 와서 매달려서 와야 돼요. 캐치 자신 있게!" 이선애 감독의 지도는 쉴 새 없이 이어졌다. "다리가 버텨줘야 힘이 써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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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5명이 탄 보트가 움직이고 있었다. PR3 혼성 단체전 팀이다. 맨 앞에 앉은 양민서 선수가 콕스, 즉 키잡이 역할이다. 콕스는 배의 선장 같은 존재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린다. 양민서 선수와 마찬가지로 허명헌 선수도 비장애인 선수다. 이선애 감독은 "허명헌 선수가 들어온 이후 선수들의 기량이 좋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훈련 강도나 훈련량 면에서 장애인 선수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거든요. 비장애 선수와 함께 하다 보면 자신도 더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거죠."
배지인 선수는 뇌병변장애가 있지만 노를 저을 때 힘이 넘쳤다. 시각장애가 있는 최선웅 선수는 앞 선수의 리듬을 느끼며 움직였다. 지체장애가 있는 이승호 선수의 노 젓는 자세는 흔들림이 없었다. 물 위에서 5명이 만드는 리듬은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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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 맞춰! 하나, 둘!" 무전기를 통해 김기현 코치의 구령이 들렸다. 같은 동작이 반복됐다. 몸을 앞으로 숙이고, 노를 물에 담그고, 뒤로 당긴다. 다시 앞으로. 2시간 동안 이 동작을 수백 번 반복했다.
훈련이 끝날 무렵, 보트가 하나둘 유선장으로 돌아왔다. 유니폼이 땀에 흠뻑 젖은 선수들이 물에서 올라왔다. 지쳤음에도 단단해 보이는 것이 무릇 전사 같았다. 보트를 제자리에 두고, 장비를 닦고, 모두 모여 스트레칭을 하며 오전 훈련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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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까지 탄금호를 채우던 노 젓는 소리, 무전기 소리, 물소리가 잠잠해졌다. 그리고 내일 아침 8시 30분, 선수들은 다시 이곳에 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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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은
사진 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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