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대회 MVP 인터뷰

202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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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패럴림픽 출전에서 다섯 개의 메달, 대한민국 선수단 MVP를 거머쥔 김윤지 선수.
수많은 ‘최초’ 타이틀로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으로 떠올랐지만, 정작 본인은 담담했다. “메달 개수보다 이번 대회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게 더 중요해요.” 첫 패럴림픽에서 보여준 가능성, 그리고 그 무대에서 증명한 힘. 김윤지 선수는 이번 대회로 '완성'이 아니라 '시작'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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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패럴림픽, 다섯 개의 메달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대회 마지막 날인 3월 15일, 김윤지 선수는 크로스컨트리스키 여자 20km 인터벌 스타트 좌식 경기에 출전했다. 생애 첫 20km 구간 경기였다. 12번째 순서로 출발해 초반 선두권을 유지했다. 6.0km 구간에서 잠시 역전을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페이스를 끌어올려 9.0km 지점에서 선두를 되찾았다. 15.0km에서는 2위와의 격차를 26초 이상 벌리며 결승선까지 레이스를 지배했고, 58분23초3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첫 동계패럴림픽, 다섯 번째 메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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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독일의 아냐 비커, (오른쪽) 미국의 옥사나 마스터스 등 세계적인 선수들 사이에서 메달 경쟁을 벌인 김윤지 선수



대회 내내 이어진 김윤지 선수의 질주는 무수한 ‘최초’의 기록을 썼다. 동계패럴림픽 한국 여자 선수로서 첫 금메달, 동계패럴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따낸 첫 한국 선수, 대한민국 동·하계 올림픽·패럴림픽을 통틀어 한 대회 최다 메달 기록도 세웠다. 이 모든 성과에도 김윤지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의 경험을 “처음 한글을 배울 때 받아쓰기 밑바탕에 그려진 회색 글씨 같은 시간”이라 비유했다. ‘다음’을 위한 기초를 잘 다졌다는 뜻이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묻자 그는 “도전자의 마음으로 임했고, 메달 개수에 연연하기보다 최선을 다했다. 최초라는 기록은 감사하지만,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는 했을 것”이라며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 계속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도전과 성장, 장벽을 넘어

선천적 이분척추증을 안고 태어난 김윤지 선수는 세 살 때 재활 목적으로 수영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운동을 '스포츠'로 인식하기 시작한 건 대한장애인체육회에서 운영하는 꿈나무캠프에 참여해 다양한 종목을 접하면서부터였다. 노르딕스키와의 첫 만남도 그 캠프에서 이루어졌다. 이후 서울특별시 장애인 노르딕스키팀 이승복 감독의 제안으로 훈련에 합류했다. "캠프인 줄 알고 참여했는데, 갑자기 훈련을 하고 시합을 나가야 한다고 해서 당황했어요." 코로나로 취소된 첫 대회. 그러나 그렇게 시작한 노르딕스키는 어느새 꿈이 되었고, 2022년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서 신인상, 2023년 및 2025년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MVP 수상 등 꾸준한 성장 끝에 세계 무대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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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신인상을 수상한 2022년 제20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김윤지 선수.
 (오른쪽)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대회를 앞둔 2026년 제23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서 4관왕으로 MVP를 차지했다. 



김윤지 선수가 이번 대회에서 남긴 메시지 중 하나는 더 많은 장애인들의 스포츠 참여였다. 서울가재울중·고등학교를 다닌 김윤지 선수는 일반 학교에서 비장애인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들었지만, 체육 시간만큼은 달랐다. 비장애인 기준으로 설계된 수행평가, 보고서로 대체되는 수업. 아예 참여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그런 게 하나하나 쌓이다 보면 아예 자기가 먼저 포기하게 되는 순간이 금방 찾아오더라고요. 움츠러드는 거죠." 
우리나라 장애 학생의 70%가 일반 학교에 다닌다. 김윤지 선수 본인이 그 70% 중 한 명이었고, 지금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장애인 분들에게 체육은 하나의 벽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 벽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걸 느끼셨으면 한다”며 “성취감이 존재하는 분야잖아요. 그 성취감을 통해서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것 같아요. 한 번 이 벽을 깨뜨리면 그 다음 벽을 넘는 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해요."고 말했다. 또한 장애인스포츠의 저변이 넓어져야 한다는 말도 했다. 선수층이 두터워질수록 경쟁이 생기고, 인프라가 따라온다. "재능 있는 친구들이 분명히 있을 텐데 발굴되지 못하는 게 너무 아쉬워요. 많은 분들이 도전해 주셨으면 합니다." 




더 큰 꿈을 향해

올해 스무 살. 김윤지 선수는 이제 막 도전의 첫 페이지를 써 내려간 참이다. "이번에는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는 생각이었는데, 다음 패럴림픽 때는 조금 더 나아진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 노력에 따라서 메달 색깔이 바뀔 것 같아요." 4년 뒤를 그리는 상상 속에는 이번 대회에서 중계 화면으로만 지켜봤던 계주 경기도 있다. "너무 재밌어 보이더라고요. 그때는 지금보다 포지션이 달라져 있겠지만, 그때도 지금처럼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크로스컨트리스키 계주는 좌식, 스탠딩, 시각장애 선수가 각각 한 명씩 2.5km를 이어받아 달리는 단체 종목이다. 앞으로 스탠딩 부문의 선수 발굴이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의 계주 메달도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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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대회 MVP 포상으로 김윤지 선수에게 차량이 수여됐다.
해당 차량은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 모델로, 한국토요타자동차에서 후원했다. 



마지막으로 김윤지 선수는 함께한 사람들에 대한 깊은 감사를 전하며 주변을 돌아봤다.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은 대중의 관심을 받지만, 그 뒤에서 패럴림픽을 위해 함께 노력해주신 분들이 정말 많다. 감독님, 트레이너, 왁스테크니션 등 스태프 한 분 한 분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주셨고, 그 덕분에 저희가 최고의 준비를 할 수 있었다. 뒤에서 묵묵히 헌신해주신 스태프분들의 노고와 열정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한다.” 또한 노르딕스키를 위한 한마디도 덧붙였다. “저희는 항상 노르딕스키에 도전하는 모든 분들을 환영합니다!”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대회에서 신의현 선수가 남긴 레거시는 이제 김윤지 선수에게 이어졌다. 김윤지 선수의 도전과 성장은 단순한 개인 기록을 넘어, 꿈나무 육성 캠프와 반다비체육센터 등에서 장애인 스포츠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줄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2030 프랑스 알프스 동계패럴림픽대회에서는 김윤지 선수의 더 성숙해진 활약뿐 아니라, 새로운 이름들이 함께 만들어갈 도전과 성장의 이야기도 기대된다.






글  박지인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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