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추는 춤, 어울림의 체육

202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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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댄스스포츠를 시작할 때는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하지만 춤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낯선 스텝에 자주 발이 엉키고, 연습이 끝나면 온몸이 뻐근했다. 그래도 음악이 흐르면
다시 몸을 일으켜 세웠다. 힘들지만, 묘한 설렘과 성취가 있었다. 그렇게 나는 ‘춤’을 추면서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그 변화의 시작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무대였다. 무대에 오르기 전, 내 마음은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잘 해낼 수 있을까, 혹시 실수로 파트너에게 부담을 주지는 않을까. 연습 중 동작이 어긋나면 자주 멈췄고, 리듬이 틀릴 때면 얼굴이 굳어졌다. 그 긴장감은 파트너에게도 전해졌고, 그날부터 우리는 어느새 서로의 시선을 피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파트너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따라가기가 벅차요. 서로 힘들어하는 게 보이는 것 같아요.”

그 순간 마음이 먹먹해졌다. 그동안 나만 힘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나처럼 불안과 부담 속에서 내 발걸음에 맞추려 애쓰고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춤추는 나’가 아니라 ‘함께 움직이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그날 이후 우리는 연습 방식을 바꿨다. 완벽한 스텝이 아닌 서로의 호흡에 집중했고, 작은 손끝 하나에도 상대의 리듬을 느끼려 했다. 발이 엇갈려도 웃으며 다시 맞춰나갔고, 틀린 동작마저 우리의 일부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무대에서 춤추는 다른 팀들의 모습을 자주 바라보곤 했다. 특히 장애인 파트너들이 음악에 몸을 맡기며 춤추는 모습을 볼 때면 마음이 벅차올랐다. 그들의 표정에는 ‘포기’도, ‘주저함’도 없었다. 오히려 누구보다 즐겁게 무대를 가득 채웠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뜨거워지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그들에게 춤은 단순한 동작이 아니라 ‘삶의 언어’였다. 그리고 나는 그 언어를 함께 배워가고 있었다.

마침내 대회 날, 눈부신 조명 아래 우리는 하나의 리듬으로 움직였다. 관중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지만, 그보다 더 크게 들린 것은 서로의 숨소리와 발걸음이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체육은 경쟁의 장이 아니라 협동의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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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경험은 내게 체육의 본질을 새롭게 가르쳐주었다. 체육은 기록을 넘어 관계를 세우는 일이라는 것. 어울림체육은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 위에서 조화를 이루는 과정이었다. 다름을 인정할 때 비로소 진정한 ‘함께’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몸으로 배웠다.

이제 나는 운동장에서, 체육관에서, 그리고 일상에서 이 어울림의 리듬을 더 넓게 전하고 싶다. 누군가의 속도에 맞춰 함께 걷고, 그 길 위에서 서로의 걸음이 되어주는 것. 그것이 내가 체육을 통해 배우고 싶은 삶의 자세다.

댄스스포츠를 통해 나는 경쟁이 아닌, 협동의 의미를 배웠다.

누구와 함께하든, 그 사람의 속도에 맞춰 걷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마음이면 충분하다고 믿는다.







 박예진(21, 경기 광주시 송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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